[쿠키 스포츠] “3년 만에 이렇게 컸어?” 김연아(19·고려대)의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옛 사진들을 발견했다면 이런 말이 절로 튀어나올 것이다. 은반 위에서 절정의 카리스마를 과시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지만 그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3년 전 사진들을 들여다 보면 국민 여동생다운 풋풋함을 느낄 수 있다.
김연아가 직접 운영하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현재 130여장의 사진이 공개돼있다. 김연아는 3년 전만 해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출전한 대회를 소개하는 정도로 활용했다. 그러나 이른바 ‘셀카’ 위주의 사진들을 본격적으로 등록하기 시작하면서 다수의 팬들을 끌어 모았다.
9일 현재 그의 홈페이지 방문자수는 1720만여명.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일일 방문자수가 1만여명에 달한다. 최근 운동 선수와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들까지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 홈페이지를 온라인 대변인으로 활용해왔다는 점에서 김연아는 훌륭한 홍보 수단을 확보한 셈이다.
홈페이지 첫 화면(사진)의 경우 김연아의 변천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치열교정기를 하고 어색한 표정을 짓던 3년 전 그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화장과 의상에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한 층 더 성숙한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돌아올게요. 만족스러운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많이 기도해주세요”라던 홈페이지 첫 화면의 글귀는 3년 뒤 “Go Yuna(힘내라 연아)”로 자신감 넘치게 바뀌었다. “매일 매일 놀러와 주세요”라며 팬들의 방문을 호소했던 첫 화면의 장식용 문구는 “킹왕짱” 등 인터넷 신조어로 변했다.
김연아의 부친 김현석씨는 최근 전화통화에서 “캐나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갑자기 연아를 보고 싶으면 종종 미니홈피를 방문해 사진들을 본다”며 “연아가 미니홈피를 통해 적극적으로 팬들과 대화한다”고 말했다. 김연아가 홈페이지를 자신의 홍보 수단에 그치지 않고 즐기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올 시즌을 마친 김연아는 현재 자신의 홈페이지 배경화면에 “연아랑 한 시즌을 보내느라 수고했어요. 우리 승냥이들”이라는 글귀를 새겨 자신의 팬들이 보내줬던 성원에 답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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