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62) 여사는 전형적인 조강지처였다. 가난한 고시생에게 시집가 영부인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권 여사는 아버지 권오석씨가 좌익활동으로 옥사한 뒤 할아버지와 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공부를 잘했던 권 여사는 부산 혜화여중을 거쳐 부산 계성여상에 진학했으나, 가세가 기울어 3학년 때 중퇴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권 여사는 고향인 진영에 내려왔다가 군에서 제대한 가난한 고시생 노 전 대통령을 만나 결혼했다. 양쪽 집안 모두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다고 한다. 권 여사는 4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 전 대통령의 고시공부를 뒷바라지했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안정적인 판사직과 돈 잘 버는 변호사 생활을 접고, 인권변호사와 정치의 길에 뛰어들 당시 강하게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도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정치 입문전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기”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 화제가 됐다. 노 전 대통령은 이인제 후보측이 권 여사의 아버지 좌익 경력을 집요하게 공격하자 “아내를 버리라는 말이냐”고 맞받아쳤고, 노사모를 감동시켰다.
권 여사는 영부인 시절 특별한 구설에 오르지 않고 조용한 내조를 지향했다. 오히려 말이 거친 노 전 대통령에게 “말 좀 그만하시라”며 ‘안방 야당’ 노릇도 충실히 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권 여사가 청와대에서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경선에서 위기였던 권 여사 문제를 정면돌파해 이겨냈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많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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