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고·거창고,지역명문 발돋움 이유는?

장성고·거창고,지역명문 발돋움 이유는?

기사승인 2009-04-15 17:53:02
[쿠키 사회] 전남 장성고와 경남 거창고가 학력 명문학교로 떠오른 데는 공통점이 많았다. 군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선발된 우수학생들이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두 학교의 우수성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두 학교는 모두 수준별 학습과 학생 중심의 자율학습, 다양한 특기 적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다 교사들의 헌신까지 닮은 꼴로 공교육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장성고에는 휴대전화,흡연,학교폭력(3無)이 없다”=전남 장성고는 인구 5만명에도 못미치는 전형적 농촌지역에 위치해 도시지역과 달리 사교육 혜택을 받기 어렵다. 그러나 이 학교는 올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지역 대학에 진학한 150명을 포함, 272명의 졸업생 모두가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1985년 문을 연 장성고는 98년부터 10년 넘게 졸업생 전원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대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이 학교는 수준별 맞춤식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해마다 1학년 신입생 280여명 중 40여명을 선발해 1년간 실시하는 ‘수리 따라 잡기반’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측은 수학 과목에 자신없어 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해 기존의 심화반과 유사한 수리 따라 잡기반을 운영,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교사들은 “영어나 국어에 비해 수학실력이 현저히 뒤쳐지는 학생 위주로 선발된 수리 따라 잡기반 출신은 1년간 다진 수학과목의 자신감을 토대로 2학년과 3학년 때 다른 과목의 성적도 쑥쑥 향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어 영어 수학 3개 과목에 뛰어난 1학년 학생 20명씩을 따로 선발한 뒤 ‘100% 토론수업’을 실시해 우수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있다.

학생별 전담교사가 3년 동안 특정학생을 종합 관리하는 ‘입시 컨설팅제’와 방대한 분량의 입시데이터를 구축한 ‘대입 정보실’, 재학생의 80%이상을 수용하는 초현대식 기숙사도 눈에 띤다.

1∼3학년 860여명 중 80% 이상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이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간 1대1 상담이 언제든 가능하도록 생활지도를 하고 있으며 동시에 대학입시를 위한 컨설팅도 1학년 때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학입시에 매몰되기 쉬운 인문계 고교지만 문화·체육 분야를 위주로 한 30여개의 다양한 특기적성 교육반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에는 다른 고교와 달리 머리카락 길이나 신발 체육복 등에 대한 규제도 전혀 하지 않을 만큼 학생들의 자율성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반옥진(56·사진) 교장은 “98년 교장으로 부임한 이후 휴대전화와 흡연, 학교폭력
3가지를 없애자고 교사, 학생들과 약속했다”며 “이제는 다른 학교가 부러워하는 ‘장성고 문화’로 정착될 만큼 전교생이 잘 따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성교육과 자율성 교육 강조하는 거창고=1953년 기독교정신에 바탕을 둔 학교로 출발한 거창고는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대학진학 목표를 일찍 세우도록 한다. 겨울에 첫 눈이 내리면 수업을 중단하고 학교 뒷산에서 토끼 잡는 행사는 오랜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전체 학생들의 90% 정도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거창고 학생들은 사교육을 따로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바로 학생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한 뒤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학교는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인성교육을 강조한다. 1학년 학생들에게 ‘하나님은 나를 왜 세상에 보내셨나?’, ‘장차 나는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어느 대학에서 무슨 공부를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결정하게 한다. 목표가 설정된 이후부터는 목표달성을 위해 스스로 공부하도록 도와준다.

거창고의 교육목표는 이 학교가 가르치고 있는 ‘직업선택의 십계(十戒)’에서도 엿볼 수 있다. ‘월급이 적은 직장을 선택하라’,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등이 바로 그것이다. 광주·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이영재 기자
swjang@kmib.co.kr
전석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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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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