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LG는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12회 연장 공방 끝에 4대 4로 비겼다.
올 시즌부터 바뀐 규정에 따라 무승부는 패배와 다름 없기 때문에 양팀은 헛심만 쓴 채 다잡은 승리를 날렸다.
SK 전병두와 LG 봉중근은 각각 선발로 나서 3실점만 허용하는 준수한 투구를 선보였다.
전병두는 LG 타선을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며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 사이 SK 타선은 1회말 1점, 4회말 2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일궈내는 듯했다.
하지만 LG는 6회초 정성훈과 최동수가 징검다리 2점 홈런을 터뜨리며 대거 4점을 올려 경기를 뒤집었다.
봉중근은 오랜만의 타선 지원 속에 8회까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LG는 4-3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 투수 우규민을 내보내 승리를 굳히려 했지만 첫 타자 박정권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번트와 정근우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LG로선 9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병살타로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SK는 정근우의 적시타 뒤 이어진 2사 2루 득점 기회에서 후속타 불발로 끝내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다.
연장전에 접어들어서도 양팀은 아쉬움만 쌓은 채 승리의 기회를 날렸다. 12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LG는 페타지니의 안타와 정성훈의 볼넷으로 얻은 1사 1, 2루 기회에서 이진영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이진영은 초구를 흘려보낸 뒤 2구에 번트를 댔지만 높게 뜬 공은 SK 포수 박경완의 미트로 빨려들었고, 스타트를 끊었던 2루주자가 귀루하지 못해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후속 최동수에게 한 방을 기대했던 김재박 감독의 작전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SK는 이어진 12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안타와 이어진 희생번트에서 LG투수 정찬헌이 실책을 저지르는 바람에 무사 1, 2루의 기회를 맞았다. 남은 아웃 카운트 3개를 활용해 단 1점만 뽑아도 승리가 가능한 상황.
하지만 SK는 4번타자 이호준이 유격수 땅볼을 때렸고, 2루 주자가 스타트를 늦게 가져가는 것을 확인한 LG 내야진이 1루 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 시킨 뒤 2루 주자를 3루에서 태그아웃 시키며 병살타로 연결했다. 순식간에 2사 1루로 상황은 역전됐고 마지막 타자가 3루 땅볼로 돌아서며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3시간 57분 동안 벌인 혈투는 결국 무소득으로 돌아갔다. 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하기엔 양팀 모두 결정타가 부족했던 찜찜한 승부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