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이 어려운 이유는 우선 여야 모든 정당이 재·보선 자중지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경주에서 친이계 정종복 후보와 친박 성향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대결구도를 정리하지 못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들쑥날쑥이라 당 관계자들조차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다고 한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가 정종복 후보 낙선운동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친이·친박 대결이 노골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역시 텃밭인 전주 덕진과 완산갑에서 내분을 겪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신건 전 국정원장과 무소속 벨트를 구축했다. 당 관계자는 “신 전 원장이 우세하다는 의견도 있고, 이광철 전 의원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북구에서는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와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의 단일화가 진통을 겪고 있다. 양측은 21일까지 후보단일화를 마무리하겠다지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유일한 수도권 지역인 부평을도 초박빙 선거로 흐르고 있다. 한나라당이 부평을에서 승리한다면, 여권은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나라당 핵심당직자는 “영남이나 호남이나 큰 의미가 없다”며 “부평을에서만 이기면 여당 승리”라고 말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재보선=이명박 정부 심판’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부평을 올인 전략을 구사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은 재·보선이 치러지는 29일 이전에는 검찰에 출두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와 노 전 대통령의 반발, 이에따른 국민 여론의 향배를 예상하기는 힘들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부패스캔들이 터지면 해당 진영의 표결집력이 떨어지게 된다. 민주당에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돌발상황이 벌어지면 여론이 급격히 반전될 가능성도 높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