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야구팬들이 뿔 났다. 야구 중계가 TV에서 사라지면서 '야구 금단 현상'에 빠진 야구팬들이 중계방송 파행으로 경기시간까지 바뀌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중계권료 협상으로 인한 프로야구 결방 사태가 주말을 넘기며 이어지고 있다. 이미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케이블TV 중계권 보유업체, 스포츠 케이블 방송사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19억원을 요구한 중계권 보유업체와 10억원을 제시한 방송사들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데다 IPTV에 방송화면을 넘겨주는 문제로 감정싸움에 돌입한 상태다. 중계권 보유업체는 기존 스포츠 채널 이외에 다른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중계권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기존 채널을 압박하고 있어 당분간 사태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21일 경기만 해도 TV 중계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삼성 1경기뿐이었다. 그나마 야구 중계 경험이 없는 방송사인데다가 채널이 낯설어 야구팬들의 불만은 컸다. 문학구장에서 열린 SK-롯데 전은 부산 지역 방송이 라디오로 경기를 전했지만 목동과 광주에서 열린 2경기는 문자 중계로만 경기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지역 지상파 방송의 요구로 일부 주말경기 시간이 낮 시간으로 당겨지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26일(LG)과 다음 달 3일(두산), 17일(한화)에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의 홈 3경기는 오후 5시였던 시작 시간이 오후 2시 또는 오후 1시 30분으로 앞당겨졌다. 경기 시작 시간 변경은 방송사의 요청에 따라 홈팀이 방문팀과 합의하에 이뤄진다.
하지만 급작스런 경기 시간 변경은 야간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선수들에게도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KBO는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시간 변경은 홈팀의 권한이고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관중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으로 이해될 수 있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결방 사태가 지속될 경우 모처럼 고조된 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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