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문제는 있는데 묘안은 없고”

한나라당 “문제는 있는데 묘안은 없고”

기사승인 2009-04-30 22:00:01


[쿠키 정치] 4·29 재·보선 참패는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대선 이후 계속돼온 친이·친박간 내부 갈등, 취약한 지도부, 국정운영의 일방통행 등이다. 민심은 이를 표로써 경고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자성론이 쏟아져나왔다.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분위기도 이런 기류가 대세였다. 박희태 대표는 "국민이 내린 채찍으로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서정쇄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관료집단도 아니고 엉성한 친목 단체 수준이라고 비판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책임을 지겠다"며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고질을 고칠 뾰족한 답이 없다는 점이다. 친이·친박 갈등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풀어야 할 사안이지만 양쪽 모두 그럴 의사가 없어 보인다. 취약한 지도부도 대안이 없고, 국정운영 방식 변화도 이 대통령의 결단이 없으면 힘들다. 이 때문에 친이계 주류측은 '현 지도부 유지-사무총장 등 당직 개편-원내대표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 등의 일정을 그리고 있다. 일종의 미봉책이다. 친이계 핵심의원은 "인적 쇄신은 안 총장 사퇴선에서 그치고 당헌·당규 개정 등 제도적인 개선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무쇄신특위(가칭)'를 구성해 당무 전반을 점검키로 했다. 친박계도 이런 해법에 큰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표는 선거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장파와 비주류의 움직임이다. 당내 개혁적 초선그룹인 민본21은 모임을 갖고 "덮고 가려는 분위기는 곤란하다. 심각하게 반성하고 반성에 대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수도권의 비주류 중진 의원은 "일단 지도부의 말과 행동을 보고난 다음에 어떤 행동을 취할 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류측의 좌장 격인 이상득 의원도 입장이 난처해졌다. 경주 재선거 후보 사퇴 논란의 중심에 섰던데다 최측근인 정종복 전 의원이 패배했기 때문이다. 2선 후퇴론까지는 아니지만 입지 축소 가능성이 높아졌다. 친이계 초선의원은 "큰 고비때마다 이 의원이 막후 조정을 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예전처럼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분간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한장희 기자
dynam@kmib.co.kr

▶뭔데 그래◀ 또 연예인 마약… 영구퇴출 해야하나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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