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올봄 황사가 전국 평균 2.5일 발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2월 봄철에 황사가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기상청은 당시 중국 내몽골과 고비사막 등 황사 발원지의 가뭄이 심각하고 기온도 평년보다 2∼6도 높아 황사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황사가 평년보다 훨씬 적게 발생했다. 3월 전국 평균 황사 발생일은 2.2일에 불과했고 4월에는 0.3일에 그쳤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3월 하순 이후 황사 발원지의 저기압이 평년보다 약한 데다 반대 방향인 동풍이 불면서 국내로 황사가 유입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에 황사가 상륙하려면 몇가지 조건이 따른다. 황사 발원지에 강한 저기압이 형성돼 모래 먼지를 대기 중으로 띄워 올려야 하고 한반도 방향으로 북서풍이나 서풍이 불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조건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황사피해가 적었다.
황사 발생이 적었던 것은 때이른 초여름 날씨와 관련이 깊다. 한반도 동서 양쪽에 두개의 고기압대가 정체돼 있으면서 황사의 유입을 막았다. 비가 예년보다 비교적 자주 내린 것도 황사가 없었던 이유 중 하나다.
지난달 18∼19일 중국의 발원지에서 엄청난 모래폭풍이 일었지만 남풍이 불면서 황사는 황허 이남으로 내려갔다. 기상청은 만약 우리나라로 황사가 들어왔다면 수십년에 한번 생길 만한 어마어마한 세력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황사 발원지에서 저기압이 발생하면 5월에도 국내에 황사가 유입될 수 있다. 기상청 전영신 황사연구과장은 “우리나라 기후가 변화 무쌍해지면서 황사 유입 시기도 달라졌다”며 “다음달 하순 장마가 오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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