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세일(Sale)하라’…오래 기억되는 관광상품 개발해야

‘서울을 세일(Sale)하라’…오래 기억되는 관광상품 개발해야

기사승인 2009-05-05 20:58:00

[쿠키 사회] 5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덕수궁 앞. 왕궁수문장 교대식이 시작되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금세 궁 앞을 빙 둘러섰다. 흐트러짐 없는 수문장들의 도열에 눈이 휘둥그래져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10분 남짓한 행사가 끝나자 수문장 옆에 가서 사진 찍기에 바쁘다.

매일(월요일 제외) 하루 3차례 진행되는 덕수궁 왕궁수문장 교대식은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 전통복식을 무료로 입어볼 수 있는 간이 탈의실은 행사 시간마다 수십명의 외국인들로 북적인다. 이날도 복식체험 외국인이 반나절 동안 150명을 웃돌았다.

서울이 외국인들의 관광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부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래관광객 입국객수는 올 들어 2월 현재 66만692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29만4390명)은 전년 동기에 비해 72.1%나 늘었다.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수를 따로 뽑을 수는 없지만 한국에 오는 외국인 대다수가 서울을 방문한다는 게 관광공사측의 설명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만큼 서울을 ‘세일(Sale)’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하면 떠오르는 관광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는 현재 여러 외국인 관광상품을 개발·운영 중이다. 가장 호응도가 높은 것이 덕수궁 왕궁수문장 교대식으로 올 들어 4월까지 16만명 가량의 외국인이 다녀갔다. 전년 동기간(5만700명)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걸어서 서울의 역사문화유적을 살펴보는 도보관광도 반응이 좋다. 지난해의 경우 외국인 참가자가 2000명을 밑돌았으나 올해는 3월까지 총 12개 코스에 3900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을 서울이나 한국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내놓기에는 미흡한 면이 적지 않다. 수문장 교대식의 경우 비좁은 장소에서 제한된 시간에 하다보니 외국인을 대거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내와 함께 며칠 전부터 서울을 관광 중인 이안 라즐린(31·미국)씨는 “(교대식이) 매우 흥미롭지만 이걸 보려고 다시 찾아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관광전문가들은 단발적인 행사보다 오래 기억되는 관광상품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진수 관광공사 전략상품팀장은 “남대문이 불타 없어지면서 내세울만한 상징물도 사라진 게 사실”이라며 “서울의 5대 궁을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기 경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접근성과 오락성을 두루 갖춰야 관광객이 다시 찾아온다”며 “온돌이나 한복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재현하고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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