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컴백 인순이 “저 독해졌어요”

뮤지컬 컴백 인순이 “저 독해졌어요”

기사승인 2009-05-10 19:16:00


[쿠키 연예] 가수 인순이(52)가 9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다시 선다. 그를 다시 뮤지컬 무대로 이끈 작품은 2000년 첫 뮤지컬 도전 작인 ‘시카고’다. 배역도 그때 맡았던 벨마 켈리 역 그대로다.

최근 서울 장충단길 국립극장에서 만난 인순이는 “이번엔 강하고 나쁜 벨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시카고 최고의 배우인 벨마는 남편과 여동생 간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둘을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하는 인물로 강한 카리스마로 교도소에서도 우두머리로 군림한다. “2000년 때는 제 별명이 ‘착한 벨마’였어요. 제가 강해보였는지 ‘그 장면은 남편이랑 싸우듯이 하세요. 이 장면은 아이를 야단치듯 하세요’라고 주문하셨는데 전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연출께서 ‘갑갑한 여자’라고 생각하셨을 거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 표현을 알 거 같아요. 아이가 열다섯 살 사춘기라 열심히 싸우고 있거든요.”

나이를 먹으면 연륜을 얻고 체력을 잃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순이는 겉으로 보기에도 나이를 잊은 듯 에너지가 넘쳐 보였고, 자신도 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3주 전부터 연습을 시작했는데 감당이 되더라. 연습을 하다 보니 나이를 안 먹는 거 같다”고 강조했다. 물론 저절로 얻은 것은 아니다.

“신곡이 나오는 걸 생각해서 올해 초부터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했는데 그러던 차에 산에 올라가게 됐어요. 그래서 요즘 뒷산에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대에서 뛰는 에너지가 보통 에너지가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리가 되는 거 같네요.”

인순이는 이날도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연습을 하고 공연을 다녀온 뒤 부리나케 인터뷰를 위해 달려왔다.

인순이의 뮤지컬 공연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지만 정작 인순이 자신에게는 기쁘지 만은 않은 일이다. 5년 만에 발매된 17집 앨범 ‘판타지아’가 빛을 못 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불렀던 ‘거위의 꿈’이 인기를 끌면서 계속 활동을 했기 때문에 제가 5년 만에 앨범을 낸다는 걸 모르시는 분들도 많아요. 댄스곡도 있고 발라드도 있는데 반응이 좋아요. 그런데 뮤지컬로 주목을 받으면 앨범 홍보가 잘 안 될 텐데 어떻게 하죠.”

인순이는 ‘시카고’를 위해 다음 주부터는 방송활동도 전면 중단하고 연습에 몰입할 예정이다. 희생을 감수하면서 뮤지컬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즐겁기도 하지만 제 팬에 대한 선물”이라면서 “30년간 저를 지켜본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재즈 공부도 하고 뮤지컬도 배우고 창도 배우는 거다. 팬을 지루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시카고’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은 ’All that Jazz(올 댓 재즈)’다. 하지만 인순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은 ‘My Own Best Friend(마이 오운 베스트 프렌드)’다. “벨마와 록시가 다른 인물로 인해 뒷전으로 밀리면서 ‘결국 믿을 사람은 나뿐이다. 물러서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내용이에요.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나는 내가 책임져야죠. 인생이 게임이면 우승하고 싶고, 인생이 학교라면 1등을 하고 싶어요. 지금 저는 2∼3등 정도인 거 같아요. 아직도 전성기가 아니에요. 더 올라가고 싶거든요.”

인순이는 “더 나이를 먹어도 할머니로 불리기보다 나이 먹은 여자이고 싶다”고 말했다. “여가수는 화려하고 예쁘고 섹시하고 가장 여자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속 노력해야죠. 할머니가 돼도 여자이고 싶어요.”

그는 음악의 멘토로 샬리 바세이를 꼽았다. 영화 ‘러브스토리’에 수록된 ‘Where Do I Begin(웨어 두 아이 비긴)’으로 잘 알려진 가수다. “1988년부터 93년 ‘열린음악회’로 재조명 받기까지가 슬럼프였던 거 같아요. 그때 그분 공연을 많이 연구했어요. 노래 한 곡이 한 편의 드라마예요. 만약 같은 노래라도 제가 불러서 다른 느낌이 난다고 얘기하신다면 그분의 영향일 겁니다.” ‘시카고’는 6월 6∼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1544-1555).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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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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