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일본 시즈오카현의 소도시 이와타에서 터져나오는 함성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고 있다.
한 때 일본 프로축구 J리그 명문 클럽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했다가 올 시즌 부활한 주빌로 이와타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와타의 중심에는 한국의 간판 공격수 이근호(24·사진)가 있다.
이근호는 지난 9일 J리그 오미야 아르디쟈전에 선발 출전해 두 골을 몰아 넣었다. 지난달 일본 무대에 발을 들인 이근호는 불과 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올리는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13골을 넣겠다”고 공약했던 그는 벌써 목표치의 절반 가까이를 달성했다. 그는 J리그 득점 순위에서 선두권을 1골 차로 추격, 조재진(28·감바 오사카)과 함께 공동 5위를 마크하고 있다.
이와타는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단 1승도 없이 최하위를 맴돌던 약체였다. 한 때 세 차례(1997·1999·2002년)나 J리그 정상에 올랐던 강호였으나 최근 부진으로 ‘시골팀’이라는 조롱을 받아 왔던 게 이와타의 현실이었다.
그런 이와타가 이근호를 영입한 뒤 상황이 극반전됐다. 연일 계속되는 이근호의 골러시에 이와타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현재 4승3무4패(승점 15)로, 총 18개 팀 중 8위까지 뛰어 올랐다.
이제 상위권 팀들도 이와타의 도전을 마냥 웃어 넘길 수 없게 됐다.
일본 스포츠 전문 언론 ‘산케이스포츠’는 9일 “한국대표팀의 에이스임에도 자신의 활약보다 팀 동료들에게 공로를 돌리는 이근호는 틀림 없는 이와타의 구세주”라고 극찬했다.
‘스포츠호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7월 이근호의 유럽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오는 24일이 이근호의 J리그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같은날 보도했다. J리그 공식 홈페이지에는 팀 동료와 함께 환희를 만끽하는 이근호의 사진이 첫 화면에 걸려 있다.
일본 축구팬들도 이근호를 이와타의 구세주라고 칭송하면서 지난 2007년까지 J리그에서 활약하다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공격수 마그노 아우베스(33·브라질)를 빗대어 ‘이구노 아우베스(イグノ Alves)’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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