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한국위 전택수 사무총장 “지속가능한 발전은 생활 속 작은 실천에서 시작”

유네스코 한국위 전택수 사무총장 “지속가능한 발전은 생활 속 작은 실천에서 시작”

기사승인 2009-05-10 17:43:01


[쿠키 문화] “사무총장이 되고 나서 바뀐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는 화장실에서 손 닦는 종이(페이퍼 타월)를 3장씩 뽑아 썼는데, 지금은 딱 1장만 쓰죠.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이지만 이것도 지속가능한 발전에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종이를 덜 쓰면 나무를 덜 자르는 셈이고, 이는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효과로 직결됩니다. 또 물을 엄청나게 오염시키는 제지용 표백제 사용량도 줄이게 됩니다.”

전택수(58)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10일 ‘지속가능발전의 전도사’로서 인터뷰 내내 열정적으로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다못해 사람들 각자가 일상에서 페이퍼 타월만 아껴도 지구환경과 경제성장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속가능발전이라는 말에는 진정한 성장은 환경보전과 병행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장기적으로는 환경·자연자원을 보호하는 실천이 뒷받침돼야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해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02년에 열린 ‘세계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WSSD)’에서 각국 대표들은 지구촌의 환경보전과 경제발전의 조화를 위한 선언문을 채택하고 그 실행방안을 담은 이행계획 문안 작성에도 합의한 바 있다. 특히 유엔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를 ‘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으로 정했으며, 유네스코가 그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개념이 널리 확산되지 못해 국민들의 인지나 이해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전 총장이 팔을 걷어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속가능발전에는 기업에 대한 일정한 규제가 따르기 때문에 당장은 생산품 값이 좀 오르겠지만 후대를 위해서는 그런 생산품을 써야합니다. 이런 인식을 특히 자라는 학생들에게 심어주려면 교육이 필요한데 교육과학기술부나 다른 정부기관, 학교는 오불관언이에요. 사실 현재와 같은 교육풍토에서 입시와 상관이 없는 그런 교육을 학교 측에서 열심히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죠.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제 1회 ESD(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지속가능발전교육) 국제영어논술대회’를 개최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SD 국제영어논술대회는 초·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내국인과 외국인 부분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5∼8월 접수를 받아 9월에 예선을 치르고 10월에 본선 대회를 연다. 국민일보가 공동주최하며, 서울시립문화교류센터와 IET(International English Test)가 주관하고 교육부와 녹생성장위원회가 후원한다. 이 대회의 대학생 및 고등학생 논술 주제가 지속가능성장과 녹색성장이다.

“학생들에게 지속가능발전을 인식시키는 게 대회 목적입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 이 우수한 학생들이 ESD의 ‘허브’ 역할을 하면서 곳곳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게 되겠죠.”

수상자들에게는 상패와 장학금, 부상 등이 주어진다. 보다 중요한 건 요즘 말로 ‘스펙’(Specification·이력서에 쓸 영어능력 등의 자격)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 총장은 귀띔했다.

“영어논술대회에서 수상하면 국제중이나 특목고,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대학 입학, 대학원 진학 등에 아주 유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이 정도 수준의 대회 수상경력은 해당 학생의 표현력과 창의력, 독서량 등을 나타내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학생 선발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죠. 수상자들에게는 유네스코 총회와 각종 회의, 포럼 등을 현장에서 참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될 겁니다.”

전 총장은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뉴욕주립대 대학원에서 수학한 경제학자로, 철학 교수나 정치학 교수 출신이었던 전임자들에 비해 실용적이고 실사구시적이라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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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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