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아홉번째 프로야구단을 창단하겠다는 단체가 정작 한국야구위원회(KBO) 승인도 받지 않은채 시민주를 공모하는 등 이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선수단 구성이 안된 상태에서 치어리더를 뽑는가 하면 맺지도 않은 KBO와의 양해각서를 내세우는 등 의혹 투성이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우승,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준우승으로 높아진 야구 열기를 이용하려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경찰과 KBO에 따르면 하이오잉크라는 단체는 경기도 수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제9 구단을 만들겠다며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홈페이지에서 1주당 5000원에 시민주를 공모했다. 선수단 구성도 안된 상태에서 치어리더부터 뽑고 있다. 하이오잉크는 무분별한 참가를 막겠다며 참가비를 10만원까지 받았다.
하지만 하이오잉크는 KBO 승인조차 얻지 못했다. 경기도 수원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수원시로부터 사용 인가를 받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하이오잉크 임종혁 대표는 KBO에 창단을 요청했고, 메인스포서를 구하면 승인하겠다는 구두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KBO측은 메인스포서를 결정하면 가능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말만 했을 뿐 창단에 대해 협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하이오잉크는 지난해 경기도 안산시에 돔구장 사용을 위한 사업계획을 제시하면서 이상일 KBO 총괄본부장의 몰래 판 목도장을 찍어 제출했다. 양해각서와 함께 제출한 협력요청서에는 이만수 코치를 감독으로 명시했고, 손원희 경기도지사 비서실장과 임기가 끝난 경기도야구협회 이태성 회장을 창단준비위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 코치는 “금시초문”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 비서실장은 “지난해 업무 요청이 왔지만 거론할 것이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다”면서 “정말 어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6일 임 대표를 만나 “자신의 이름을 허위로 팔고 다니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의심스러운 행동이 계속되자 일부 야구팬은 야구단 창단을 미끼로 시민들 돈을 갈취하려는 것 아니냐며 관악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관악서 관계자는 “아직 피해자가 없는 상태라 시간을 두고 확인 절차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오잉크측은 당초 메인스폰서 결정이 빨라질 것으로 판단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임 대표는 “문서 위조는 우리 잘못이지만 KBO와 양해각서 내용은 구두로 나온 내용”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메인스폰서를 구해 창단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이오잉크는 게시판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비방글을 삭제했고 시민주 공모를 중단했다. 치어리더 오디션도 비공개로 전환해 참가비 없이 선발키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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