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쇄신과 단합 문제로 한나라당이 내부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청와대는 평온하다. 집권세력의 두 축인 청와대와 여당의 확실한 온도차다. 당 핵심관계자는 14일 "온도차가 극명하다"며 "이런 상태이니 제대로 된 쇄신대책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온도차의 핵심 원인은 4·29 재·보선 참패에 대한 진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쇄신을 외치는 의원들은 재·보선 결과를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경고'라고 파악한다. 반대로 청와대는 "재·보선은 원래 여당이 어렵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가 재·보선 참패에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친이계 한 의원은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고 말했다.
진단이 다르다보니 쇄신 대책도 당·청간 이견이 크다. 이 대통령과 박 대표는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을 꺼내들었지만, 하루 만에 박근혜 전 대표에게 거부됐다. 이후 등장한 두번째 대책이 조기전당대회론이었으나, 이 역시 당내 주류들에 의해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도 부정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쇄신특위에서 결정하면 할 수 있겠지만, 조기전대가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국정기조변화 요구도 울림없는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민본21 소속 한 의원은 "국정기조 변화는 결국 인사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며, 인사쇄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쇄신파들도 이러한 온도차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 쇄신 요구는 2차 과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친이계 한 의원은 "당 쇄신부터 일단 가닥을 잡은 다음 청와대나 정부의 인적 쇄신 등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쇄신 작업이 성과를 보일 경우 인적 쇄신을 둘러싼 청와대와 한나라당 쇄신파의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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