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서울 목동 한가람고등학교를 찾은 20일 오후 2시50분. 6교시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교재와 필통을 손에 든 학생들이 각 교실에서 쏟아져 나왔다. 교실엔 저마다 교과목 이름과 담당 교사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수업 일정이 모두 끝난 학생은 종례 후 집으로 돌아갔고, 7·8교시 수업이 남은 학생은 해당 교사가 기다리는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학교는 학생이 직접 시간표를 짜고 그에 맞춰 교실을 옮겨다니며 공부하는 교과교실제를 3년째 운영 중이다.
3학년 신은샘(18)양은 "선생님들이 각 교실에 늘 계셔서 교무실에 계실 때보다 질문하기 편하다"면서 "우리가 교실을 옮기는 동안 선생님들은 교실에서 미리 수업을 준비해 놓고 있기 때문에 수업 진행이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등교 완료 시간은 오전 8시로 같지만 하교 시간은 개인별 시간표에 따라 다르다. 학생들은 담임 교사가 있는 교실에서 조례를 마치면 오전 8시10분부터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교실을 옮겨다니며 수업에 참여한다. 수업이 없을 땐 빈 교실에서 자율 학습을 한다.
한가람고는 교과교실제 실시를 위해 학교 구조를 크게 바꿨다. 학생들의 이동이 쉽도록 복도를 넓혔고, 복도 한 쪽만 교실이던 '편복도'를 양쪽에 교실이 늘어선 '중복도'로 바꿨다. 지금은 모든 교실과 체육관, 도서관, 식당이 하나의 길로 통한다. 이옥식(51·여) 교장은 "교과교실제는 무엇보다 수업 방식을 바꿔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동 횟수를 줄이기 위해 현재 50분인 수업 시간을 조정해 75분짜리 수업 방식도 도입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과교실제 도입을 희망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아 오는 7월초까지 600여곳을 선정, 내년 3월부터 본격 운영키로 했다. 교과부는 실시 유형을 '선진형' '과목 중점형' '수준별 수업형'으로 나눠 대상학교를 선정한다. 선진형은 대부분 교과목을 교과교실제로 운영한다. 과목중점형은 수학·과학·영어 과목에 대해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형태, 수준별 수업형은 기존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강화한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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