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인사 개편, 검찰 수사권 개선, 대(對) 야당 대책 등이 주요 의제로 등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를 겨냥해 수습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으나, 청와대는 아직 고민에 빠져 있다. 파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검토중인 사안들이 많다”면서도 “다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문 정국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만큼 정국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친이계 일부와 소장파들은 인적쇄신 압박수위를 높였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한승수 총리와 박희태 당 대표가 사의를 표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같은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안국포럼 출신 초선 의원은 “공무원 정기 인사가 7월로 예정돼 있다”며 “그 이전인 6월에 법무부 장관 등 주요 부서를 포함한 중폭 개각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인적 쇄신과 국회 관계에서 민주당과 협력하는 것 외에는 민심을 다독일 방법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에서는 ‘조문 개각’은 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총리와 박 대표의 거취도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물러난 이후 대안이 있느냐’는 반론에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박 대표가 사의를 표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친이·친박간 계파갈등이 깊어진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치러낼 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친박계 재선 의원은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서둘러 발표하고, 고인의 뜻을 받들어서 화합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그러나 별로 그럴 의사가 없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국민 사과나 담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6월 국회는 유화 국면으로 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 관련법 등 핵심 법안들을 통과시키겠다는 구상도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당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 말겠다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간을 두고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과정 등에 대한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심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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