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쇄신갈등 ‘잠복기’…박희태 “대화합 마련” 쇄신파 “일단 수용”

한나라 쇄신갈등 ‘잠복기’…박희태 “대화합 마련” 쇄신파 “일단 수용”

기사승인 2009-06-08 21:20:01


[쿠키 정치] 여권의 쇄신 갈등이 3주간의 '잠복기'에 접어들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조건부 사퇴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쇄신 그룹이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전면전 위기는 모면한 것이다.

박 대표는 8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쇄신의 본체는 대화합"이라며 "이를 위해 제 직을 걸고 신명을 바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일만에 회의를 연 당 쇄신특위는 대표직을 걸고 대화합책을 마련하겠다고 박 대표의 약속을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이달 말까지 조기 전당대회 개최 문제를 비롯한 모든 정치일정에 관해 합의안을 마련, 당 지도부에 제시키로 했다.

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은 "박 대표가 사퇴론에 대해 조건부 수용을 한 것"이라며 "쇄신특위 내에 조기 전대에 반대하는 분들이 있지만, 앞으로 전대 시기나 구체적인 방안, 내용 등은 논의의 결과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쇄신위는 당 운영 분야에 지도부 체제, 회의 운영방식, 공천제도, 당 화합을 위한 선결조치 등을 합의안에 포함시키기로 함에 따라 현 지도부 퇴진론 및 조기 전대 개최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개혁 성향의 초선 모임인 민본21, 친이 직계 7인 모임도 일단 박 대표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돌리기를 잠정 중단했고, 국회 앞 천막농성도 일단 보류키로 했다. 민본21은 긴급모임을 갖고 "지도부의 '시한부 사퇴론'을 조건부로 수용한다 그 시한은 6월 말까지여야 한다"면서 "지도부의 노력이 실패하면 지도부는 곧바로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퇴압박에 시달렸던 박 대표 입장에선 그만큼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일정시간 후 쇄신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은 크다. 친이·친박간 갈등의 골이 깊어 근원적인 화합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데다 가장 민감한 조기 전대 문제에 대해선 좀체 접점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친이 직계 김용태 의원은 "쇄신 흐름이 지지부진하거나 당
지도부의 협조가 없을 경우 즉각 연판장 작업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쇄신그룹이 쇄신 대상인 박 대표와 타협하는 모양새를 취한 이상 쇄신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쇄신특위가 지도부가 말한 '조건부 사퇴론'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쇄신 그룹 내부에서는 '독배를 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dynam@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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