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화합 방안은 무엇일까. 아직 내용과 방식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효재 대표 비서실장은 9일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만 말했다. 대화합의 핵심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다. 여권의 중심축인 두 사람이 서로간의 불신을 극복하고, 손을 맞잡아야 대화합이 이뤄진다.
여권내 전반적인 흐름은 좋지 않다. 대화합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계파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왔다. 박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원칙론을 앞세운 박 전 대표의 한마디로 무산됐다. 이후 원내대표 경선에서 안상수 원내대표가 친이계의 결집 속에 승리했고, 당 사무총장도 친이계인 장광근 의원이 임명됐다. 쇄신 논의를 거치면서 친이·친박간 시각차도 확연해졌다.
이런 흐름을 일거에 되돌릴 카드는 많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박 대표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면담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친이계 의원은 “정치일정상 이 대통령이 미국 순방에서 돌아온 이후인 이달 하순부터 대통령·대표간 정례회동에서 양자 회동이 건의되고, 이후 몇가지 화해 프로그램이 가동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더불어 7월말 정도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탕평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은 그동안 “향후 개각이 이뤄질 경우 국회의원 입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왔다. 이때 전문성을 인정받은 친박 성향 의원들의 입각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친박계 초선의원은 “양 계파가 서로를 색안경만 끼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계파를 떠나 위기의식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대화합이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만남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적은 거의 없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2007년 대선 이후 적어도 4차례 독대했다. 그때마다 박근혜 총리설, 박근혜 당 대표설 등이 흘러나왔으나 흐지부지됐다.
박 대표 아이디어로 거론되기 시작한 화합형 전당대회론도 반대에 부닥쳤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관훈토론회에서 “화합형 전당대회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전당대회를 열면 누구나 참여할 자격과 권한이 있으며 만약 제한을 둔다면 참정권 제한”이라고 말했다. 친이계 의원들도 “그런 방식으로는 쇄신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계파간 갈등이 깊어지는 와중에 바둑 아마5단인 박 대표가 묘수를 내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노용택 기자,사진=호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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