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결핵연구원 원장 “새터민 결핵관리 시급”

김희진 결핵연구원 원장 “새터민 결핵관리 시급”

기사승인 2009-06-12 17:09:01

[쿠키 사회] 국내 새터민(북한 이탈 주민)의 결핵 유병률이 1.7%에 이를 뿐만 아니라 기존 결핵 약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약제 내성 환자도 56%나 되는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 국내 결핵 퇴치 사업에 큰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김희진(48)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 원장이 경고했다.

김 원장은 12일 오후 2시 국립의료원 연구동 9층 강당에서 통일부 산하 새터민 적응기관인 하나원이 개최한 ‘북한 이탈 주민 건강 증진방안에 관한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결핵은 한번 걸리면 평생 감염 상태를 유지하며 발병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날로 늘어나는 새터민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결핵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2005년부터 엑스선 검사와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를 통해 새터민들의 결핵 감염 실태를 조사해왔다. 그 결과 남자 새터민의 경우 2.9%, 여자는 1.2%가 결핵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평균 유병률 1.7%에 이르는 것으로, 한국인 결핵 유병률(0.3% 미만)과 비교할 때 무려 6배나 높은 비율이다.

그는 “결핵 감염 새터민의 경우 대부분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에서도 국내 감염자들에 비해 상당히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며 “이는 발병할 경우 주위에 결핵균을 전파하는 감염력도 상대적으로 훨씬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란 감염력이 없는 결핵균 항원액을 피부에 주사해 항체가 형성되는지 여부를 가리는 결핵 감수성 검사의 일종이다. 감염자는 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게 된다.

새터민 중 결핵 감염자를 특별히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으면서 주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결핵균을 퍼트릴 위험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결핵 감염 새터민의 건강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 결핵 퇴치 사업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김 원장은 전망했다.

김 원장은 이날 새터민들의 결핵 퇴치를 위해 지역사회 보건증진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한번 치료를 시작하면 결핵균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최소한 6개월 동안 약을 끊지 않고 계속 복용하도록 지도 및 관리하는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예방접종 체계가 붕괴돼 있는 북한을 이탈한 주민들이 한국에서 새터민으로 정착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결핵 감염자를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새터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전염성 질환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경북대 의대와 국립의료원에서 결핵내과 전문의 과정을 밟고, 1992년부터 대한결핵협회 및 결핵연구원에서 일하다 역학부장을 거쳐 지난 4월 임기 3년의 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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