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뤄진다·AGAIN 1966”…남·북한 축구의 반세기 월드컵 도전사

“꿈은 이뤄진다·AGAIN 1966”…남·북한 축구의 반세기 월드컵 도전사

기사승인 2009-06-18 15:17:49


[쿠키 스포츠] 세계 축구계가 한반도를 주목하고 있다. 남·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나란히 밟는 암묵적 숙원을 풀어냈기 때문이다.

한국이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지 55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축구 변방 아시아 대륙의 월드컵 도전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록들을 다수 보유한 남·북한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어떤 성과들을 쏟아낼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AGAIN 1966” 천리마 축구단 부활하나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의 냉전이 극에 달했던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세계 축구계는 종주국 잉글랜드의 첫 월드컵 우승 여부보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 공산주의 국가였던 북한의 도전에 더 주목했다.

검정색 머리에 검정색 정장, 검정색 선글라스를 쓰고 한 줄로 서서 대표팀 버스에 올라타던 북한 선수들은 처음에는 서방 국가들의 구경거리에 불과했다. 앞서 두 차례나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이탈리아를 북한이 1대0으로 물리치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투지를 앞세운 북한팀의 플레이 스타일은 적대국가였던 영국 국민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이끌어냈다. 북한은 박두익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이탈리아를 아시아의 월드컵 본선 역사상 첫 승의 희생양으로 만들었다.

이탈리아는 북한에 져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 관중들이 “AGAIN 1966”이라는 카드섹션을 선보이자 이탈리아 대표팀이 강하게 반발했던 것도 당시의 ‘아픈 기억’ 때문이었다.

당시 북한은 당당하게 8강에 올랐고 또다른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마주쳤다. 3-0까지 앞서나가며 4강에 오르는 듯 했던 북한은 당대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하나로 손꼽혔던 에우제비오에게 4골을 내준 끝에 3대 5로 무릎을 꿇었다.

북한의 도전은 8강전에서 끝났으나 반세기가 지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2005년에는 ‘천리마 축구단(다니엘 고든作)’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돼 세계인들의 시선을 다시 한 번 집중시켰다.

“꿈은 이뤄진다” 아시아의 맹주 한국

한국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갔다. 총 8회에 걸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 아시아 최다 진출 기록도 그대로 유지했다. 이쯤되면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라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는 그다지 순탄치 않았다. 월드컵 본선에 꾸준하게 개근해 온 한국이었지만 유럽과 남미 등 강호 앞에서는 맥을 못췄다.

한국은 스위스월드컵에서 헝가리(0대 9)와 터키(0대 7)에 총 16골을 내주고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이후 19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단 1승도 없이 역대 월드컵 본선 최다 경기 무승(4무10패)이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세웠다.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대 0으로 이겼던 폴란드전은 한국이 월드컵 도전 48년 만에 거둔 소중한 첫 승이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포르투갈(1대 0)과 이탈리아(2대 1), 스페인(0대 0·PK 5대 3) 등 유럽의 강호를 잇따라 격파하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한국은 2006 독일월드컵까지 본선에서 통산 4승을 거둬 아시아 국가들이 올린 총 10승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현 대표팀의 과제는 해외 월드컵대회 첫 16강 진출이다. 박지성(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독일 보루지아 도르트문트), 박주영(프랑스 AS모나코) 등 해외파를 다수 보유한 한국대표팀이 남아공월드컵에서 오랜 숙원을 풀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뭔데 그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 발언 어떻게 보십니까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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