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너무 감사합니다. 나와 동료들의 희생이 값진 것이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요.”
재향군인회와 보훈처가 공동 주관한 6·25전쟁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에 초청받아 56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에리베르토 데 헤수스 카르모나 카르모나(75)씨는 한국의 오늘이 있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서쪽으로 400㎞ 떨어진 에데히토 안티오키아에 살았던 카르모나씨는 1952년 11월 부산항에 도착했다. 고향을 떠난 지 25일만이었다. 그와 동료들이 타고 온 배는 ‘아이캔빅토리’호. 그는 “배의 이름을 보면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여독을 채 풀기도 전 그와 동료들은 곧바로 군용트럭으로 갈아타고 콜롬비아군들이 주로 전투를 치뤘던 강원도 철원에 배치됐다.
전쟁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했다. 바로 옆 동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질 때는 정말 제 정신이 아니었다. 한 걸음 전진했다가 또 다시 밀리는 일이 반복됐다. 그는 철원전투에서 오른쪽 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고 1년만에 일본으로 후송됐다.
참전 직전까지 건설업에 종사하던 그에게 한국은 낯선 곳이었다. 한국에서 전쟁이 터졌다는 기사를 읽고 그제서야 어떤 나라인지 살펴봤다고 한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생업을 접고 전투병으로 지원한 그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지는 빼앗긴 뒤에야 겨우 깨닫게 된다”며 “한국의 젊은이들이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이 자유와 평화를 잘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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