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 첫 희곡,23년 만에 무대 올라

최인훈 첫 희곡,23년 만에 무대 올라

기사승인 2009-07-02 18:03:02
[쿠키 문화] 등단 50주년을 맞은 작가 최인훈(73)의 희곡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가 23년 만에 무대에 올려진다.

명동예술극장(극장장 구자홍)은 오는 10일부터 26일까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연출 한태숙)를 공연한다고 2일 밝혔다. 이날 서울 명동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작가는 “과거에 내 희곡이 공연됐을 때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던 것이 기억난다”면서 “이 작품은 내가 쓴 희곡 중에 첫 번째 작품인데 온달 설화 속 주인공, 특히 공주에 대한 인상이 각별해 쓰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올해는 유독 그의 희곡이 많이 공연된다. 지난 5월 끝난 서울연극제에서 ‘한스와 그레텔’이 공연됐고, 12월에는 국립극단이 국립극장에서 ‘둥둥 낙랑둥’을 올릴 예정이다. 그는 “(등단 50년이 되는) 특별한 시기에 작품이 겹치는 것 없이 무대에 올라가니 행색이 좀 좋은 거 같다”면서 소탈한 웃음을 지었다.

소설 ‘광장’으로 대중에 각인된 그가 7편의 희곡을 썼다는 사실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최 작가는 “현대 소설이라는 게 자꾸 부피가 늘어난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양이 아무리 늘어나도 본질적인 해결은 많이 얘기한다고 해서 많이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희곡은 소설보다 좀 더 낭비가 적다”면서 “희곡은 무대에서 표현을 증폭시켜주는 개방성이 있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호동과 평강공주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그는 전통 장르를 다룬 것에 대해 “옛날 얘기를 읽을 때 사람들은 그런 일이 보통이 아닌 점에 재미를 느끼지만 충격적이지는 않다. 공주가 나무꾼과 맺어지고 마음대로 지어낸 금지 사항을 어겼기 때문에 과한 벌을 받고, 그런가 하면 죽으면서까지 약속을 지키고 이런 일은 모두 충격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하도 들었기 때문에 전설의 주인공들에게서는 그런 일이 식은 죽 먹기이기나 한 것처럼 받아들이기 쉽다”고 이야기를 풀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는 1970년 옛 명동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73년과 75년, 그리고 86년에 다시 공연된 적이 있다. 70∼75년 공연에서 30대 중반의 나이로 온달모 역을 맡았던 박정자가 이번에도 같은 역할을 맡는다. 이밖에 ‘고곤의 선물’로 올해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정동환을 비롯해 서주희 김수현 등이 무대에 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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