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가장 좋았던 경험 하나씩 떠올려 보세요.”
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에서 열린 한국성과향상센터 주최 ‘하프타임’ 강연. 베스트셀러인 ‘젊은 구글러의 편지’의 저자이자 대학생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인물로도 유명한 김태원(29·구글코리아 광고영업전략)씨가 70여명의 청강생에게 질문을 던졌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분 좋았거나 많이 웃었던 순간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아버지의 죽음이 제겐 또 다른
기회이자 경험이었습니다. 불효자라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그는 1년 전 아버지를 잃었다. 김씨의 아버지는 의식이 없는 채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했다. 담당 의사는 김씨에게 “70%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아버지가 젊으시니 노력해보겠다”고 용기를 줬다. 당시 부친의 나이는 51세. 하지만 의사가 최선을 다하겠노라 말이 있는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구글 취업과 저서의 베스트셀러 등극 등으로)
행여 자만해 질 수 있는 시점에 아버지의 죽음이 받아들이니 교만에 빠지지 않고 다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이 번쩍났다”며 “아버지가 직접 말씀을 못하셨지만 의사의 입을 빌려 ‘70% 포기해야 하는 순간에도 포기는 없다’는 교훈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고 힘든 순간이었지만 삶의 큰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수 투성이 대학 생활을 통해서도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회학과를 전공한 김씨는 광고 공모전에 도전하기 위해 광고와 전혀 관련없는 과 학생들을 모아 ‘맨 땅에 헤딩하듯’이 공모전을 준비해 수차례 수상했다. 또 대학잡지 대학생기자와 기업 마케터, 인턴 활동 등 교외 활동에 열중했다. 그는 구글 한국 지사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맨땅에 헤딩’을 해보면 피가 나고 그 위에 딱지가 앉아 상처가 남는다”며 “몸에 난 상처처럼 당시 체득한 지식과 노하우는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공모전에서 빨리 당선되는 법을 먼저 물어보는 학생들을 볼 때 참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은 인생의 하프타임이란 주제로 2009년의 전반을 돌아보고 남은 반 년에 대한 열정을 다지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강연장에는 대학생보다 30∼40대 직장인이 더 많았다. 청바지 차림의 나이 어린 강사의 짧은 인생살이 이야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진솔함은 손윗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그는 “인생의 하프타임을 정확히 정의할 수 없고 또 중간지점이라는 것도 결국 인위적으로 구분한 시점”이라며
“2009년의 절반이나 지나갔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부터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들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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