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중도실용 행보를 시작한 지 2주일째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지난 주말 여론조사결과,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41.2%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의 서민·실용 행보를 보좌하는 여권내 핵심 인사들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보고서가 제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이 대통령이 민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초부터라고 한다. 보고서 한 두개 수준이 아니라 주변의 조언들이 중첩되면서 이 대통령의 노선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여권 인사들은 박성도 국정원 2차장(국내 담당)의 보고서에 주목한다. 친이계 핵심의원은 6일 “2차장이 민심 동향을 제대로 보고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촛불정국 당시 국정원은 여권 내부에서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게 주내용이었다.
원세훈 국정원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이같은 지적이 사라졌다.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국정원 보고서가 ‘솔직하고 적나라한 진언’들을 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청와대 내에서는 박형준 홍보기획관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각각 노선변화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박 기획관은 지난달 이 대통령에게 심혈을 기울인 보고서를 올렸다. 곽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신임 아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과 함께 ‘사교육과의 전쟁’을 진행중이다.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은 발빠르게 여권의 서민·중도노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진 소장은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이후 중도노선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할 계획이다.
◆파워 시프트=여권내 주류그룹의 변화도 감지된다. 친이계 초선의원은 “영남을 중심으로 한 올드보이들의 ‘보수기반 강화론’이 퇴조하는 기류”라고 전했다. 이상득 의원의 2선 후퇴 이후 ‘형님 라인’의 조언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말들도 여권 안팎에서 나돌았다.
안국포럼 출신들이 중심인 친이직계 소장파들도 약진했다. 이들은 4·29 재보선 참패와 당 쇄신논의를 거치면서 분리되는 양상을 보였다. 정두언 정태근 권택기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쇄신파’와 조해진 김영우 의원 등을 중심으로 ‘근왕파’로 나뉘었다. 서로에 대한 비판도 터져나왔다. 하지만 최근 이 대통령이 ‘나뉘지 말고 힘을 모으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조 의원은 “정치적인 이해관계보다는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서포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의 거취도 유임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정 실장의 행동반경이 확대됐다는 후문이다. 정·언·학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이명박 정권 2기 중장기 계획을 설파하고 있다. 한나라당 인사로는 서민 이미지가 강한 홍준표 전 원내대표도 지난달 아프리카 순방 뒤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만났다. 노동부 장관 입각 등의 얘기들이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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