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휴식도 좋지만 제자들의 앞날이 더 중요하잖아요.”
대구보건대학 뷰티코디네이션과 강영숙 교수는 해마다 여름이면 떠나던 가족여행을 올 여름에는 아예 포기하기로 했다. 교수든 학생이든 누구나 반가운 여름방학이지만 취업을 못해 핼쓱한 얼굴로 도서관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제자들이 안쓰러워 도저히 여름휴가를 즐길 마음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측이 마련한 해외취업프로그램에 수십명의 교수가 앞다퉈 지원했지만 최종 선발된 교수는 12명이었다. 이들은 2명씩 1조를 이뤄 6개 팀이 해외로 나가 이곳저곳 일자리를 찾게 된다. 혈연 지연 동창 등 인맥을 모조리 뒤지고 기업이나 기관은 문턱을 닳도록 찾아가 매달린다는 각오다.
강 교수와 같은 과 최경임 교수는 미국 스킨플라자아카데미와, 루즈헤어 등 7개 기관과 기업을 목표로 지난 11일 이미 국제선을 탔다. 한국의 발전된 뷰티산업 관련 자료와 제자들의 미용기술로 탄생한 모델의 사진과 동영상을 준비했고 설명회 예행연습도 수차례나 했다.
안경광학과 장우영 교수와 이정영 교수는 20일 마국 LA안경업체 CSCLab과 대형 안경원 다비치옵티컬 등을 방문키로 하고 무더위 속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며 혹시 아는 사람이나 제자들 취업에 도움을 줄 자료라도 없는지 찾느라 여념이 없다.
해외호텔이나 식당에 혹 일자리라도 없는지 챙기는 교수도 있다. 호텔외식조리계열 안홍 교수와 이주백 교수는 20일 일본 도쿄의 유명 한식당이나 한일관 등 대형식당 10곳을 찾아가 제시할 자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나날이다.
대구보건대 김기형 홍보팀장은 “1학년들은 해외봉사다 뭐다해서 기쁨에 들떠 있지만 취업못한 졸업생은 늘 괴롭기만하다”면서 “교수들이 제자들의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분위기는 이들에게 큰 격려와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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