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친(親)서민노선을 취한 지 한 달이 흘렀다. 이 노선은 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에는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됐다. 요즘 이 대통령의 생각과 국정운영 태도는 이전과 상당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무엇이 이 대통령을 달라지게 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영향 미친듯”
이 대통령의 변화를 놓고, 많은 분석들이 나왔다. 일례로 ‘보고서론’이 있었다. 이 대통령이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보다 보수성향으로 조사됐다는 패널여론조사가 보고됐고, 이 대통령이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6일 “보고서론은 청와대 내부에서도 부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보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와 그 파장이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을 제외하면 이 대통령일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이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갈등 상황을 보고 많은 고심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다르지만, 행복하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모습은 3년반 뒤 이 대통령의 모습일 수도 있다. 최고권력자들만 느끼는 ‘동병상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한나라당을 비롯해 사회각계에서 ‘국정기조변화’ ‘인적 쇄신’ 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비등하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임시방편적 대책이 아니라 한단계 높은 차원에서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결과물이 ‘근원적 처방’이라는 말로 나타났고, 이후 본격적인 중도실용노선 선언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변화 어디까지 이뤄질까
지난 한달간 이 대통령은 많은 것을 내려 놓았다. 지난달 29일에는 신념에 가까웠던 대운하 추진 포기를 선언했고, 지난 6일에는 1년 7개월만에 재산 기부 약속을 지켰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도 포기했다. 향후 인사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어디까지 얼마만큼 변화할까. 이 대통령은 쌍용차 노조의 농성 문제, 빈부격차 심화, 세금 대책, 미디어법 처리 등 앞으로 수많은 정책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변화의 폭과 깊이가 정해지지 않았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어떻게 변화할 지 구체적인 모습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첫번째 가늠자는 청와대 개편과 개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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