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마켓’ 이용자는 늘고 기부자는 줄고

‘푸드마켓’ 이용자는 늘고 기부자는 줄고

기사승인 2009-07-16 18:06:03

[쿠키 사회] 100㎡ 남짓한 서울 냉천동 ‘정담은 푸드마켓’의 진열대 곳곳에 허전한 공간이 눈에 띈다. 2개월치 물건을 채워넣은 것인 데도 넉넉치 못하다. 16일 오후 자그마한 몸에 커다란 가방을 멘 70대 할머니가 정담은 푸드마켓에 들어섰다. 가방에 냄비, 키조개, 게살, 떡을 담아 넣은 할머니는 “이런 게 있으니 얼마나 좋아. 나같이 혼자 사는 늙은이한텐 아주 도움이 되지”라고 말했다.

어려워진 살림에 푸드마켓을 찾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기부액은 오히려 줄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1∼5월 푸드마켓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용자는 전년 동기 13만4000여명에서 25% 늘어난 15만8000명이었다. 하지만 식품기부액은 188억여원에서 177억여원으로 6.2% 줄었다.

쌀 2㎏, 밀가루 1㎏, 라면 3개, 930㎖ 간장 1개만 담아도 푸드마켓 이용자가 쓸 수 있는 한달치 한도에 해당된다. 올 들어 기부물품이 턱없이 부족해 푸드마켓 사정에 따라 더 적게 가져가야 하는 사람이 늘었다. 기부가 아예 끊겨 일주일 동안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정담은 푸드마켓을 관리하는 사회복지사 유승찬(35)씨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푸드마켓은 물품이 떨어져도 구에서 현금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형편이 낫다”며 “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곳은 기부가 끊기면 문을 닫아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씨는 “푸드마켓의 지원이 적은 것 같지만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은 정말 고마워한다”고 설명했다.

푸드마켓은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긴급지원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식료품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푸드마켓은 한 달에 한 번, 2만원 한도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는 독거노인(4만9626명), 저소득 가정(4만7535명), 장애인(1만1293명), 결식아동(5904명), 한부모가정(5885명), 소년소녀가장(2539명)이 주로 이용했다.

복지부는 식품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이달부터 아파트단지, 대형할인점 등에 식품기부함 350개를 설치해 운영키로 했다. 쌀, 라면, 장류, 양념류 등 식품을 기부하려는 개인이나 기업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산하 ‘전국푸드뱅크’(1688-1377)로 문의하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문수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