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실장은 재경부 과장과 실장 시절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일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지난 1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이후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매일 출근했다. 휴가도 하루만 다녀왔다고 한다. 윤 실장은 요즘 과로로 인해 치아상태가 좋지 않다. 노무현 정권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도 격무로 치아 질환을 앓았다.
박 수석 역시 17대 의원 시절 의원회관 방에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숙식을 해결했다. 청와대 입성 초기에는 청와대 내 경호처 부속청사건물에 침대를 갖다놓고 업무를 챙겼다.
윤 실장과 원세훈 국정원장은 점심·저녁 약속을 많이 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민주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이 “식사나 한 번 하자”고 제안하자, 원 원장은 “언제라도 좋다”고 답변했다. 그 위원이 “국정원장이 약속이 없을 리가 없지 않느냐”고 되묻자, 원 원장은 “거의 저녁 약속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 원장은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에도 저녁 약속을 거의 잡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원 원장은 이런 태도로 2003년 서울시 행정부시장에 임명된 이후 이명박 시장과 임기를 같이 한 최장수 행정부시장으로 기록됐고, 이후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다. 이어 ‘비전문가’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장에 기용됐다.
그러나 워커홀릭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비서관은 “잘 모르고 일만 열심히 하면 보통 사고를 친다”며 “그런 점에서 박 수석은 성실성에다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수석은 인수위 시절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했고,현재의 정부조직도를 그려냈다. 윤 실장 역시 경제수석으로서 이 대통령 현장 방문, 대학생 학자금대출제도 개선, 대기업 투자활성화 등을 직접 챙겼다. 특히 학자금대출제도 개선은 이 대통령의 칭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원 원장은 여권내에서 ‘국정원 보고서가 제대로 올라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가 사교육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국정원 보고서가 힘이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실장과 박 수석 모두 주어진 일에 충실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윤 실장은 장관 출신임에도 차관급인 경제수석 자리를 받아들였고, 박 수석도 17대 국회의원 잔여임기를 포기하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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