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임기내 대운하 건설을 포기하는 대신 4대강 사업에 대한 강력한 추진의지를 밝히면서 4대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본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환경단체들이 수질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데다 22조원을 넘는 재원조달도 문제여서 이번 정기국회에서의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대강 사업 내용은=4대강 사업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수자원 확보 및 홍수 예방을 위해 4대강 본류에 여러개의 보(물담는 그릇)를 설치하는 본 사업, 섬진강을 포함해 주요 지류 국가하천을 정비하거나 하수처리시설 등을 확충하는 직접연계사업, 그리고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 부처별로 시행하는 연계사업 등이다.
조달청과 한국수자원공사는 다음달 초 4대강 살리기 사업 턴키(설계·시공일괄 입찰방식)공사 2차 발주를 앞두고 있다. 앞서 7월초 15개 공사 구간에 대한 1차 발주를 마쳤다. 지난달 초부터는 환경영향평가가 시작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천정비 등 선도사업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용수 확보용 보(16개) 및 친수용 보(6개) 설치, 다목적 댐 3곳의 신설 및 연결 등이 핵심공사다.
4대강 사업의 최우선 목표는 포괄적인 ‘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홍수·가뭄 예방이 1차 목표다.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홍수 피해액은 2조7000억원, 복구비는 4조3000억원으로 총 7조원이 소요됐다. 통계대로라면 4대강 정비사업에 22조원이 넘게 들더라도 3년 동안 홍수 피해를 막는다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추진본부는 또 2011년 8억t, 2016년 10억t의 물 부족이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4개강을 중심으로 강바닥을 긁어내고 여러 개의 물그릇을 만든다면 연간 13억t에 달하는 물을 담아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부족 사태도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자전거길과 테마공원, 생태습지, 수상레저시설, 문화예술공간 등도 함께 조성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이 경기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4대강 사업의 권역별 경제파급효과’를 통해 4대강 사업의 순수 공사비 19조4000억원만으로 6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모두 35만6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38조4000억여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건설 인력은 주로 신규댐 건설과 준설 작업, 노후제방 보강, 자전거길 조성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공사비 규모가 큰 지역과 제조업 등 건설업과 연관성이 높은 산업이 발달한 지역일수록 4대강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가 크다”면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기타 제조 및 서비스업 분야로도 간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질관리·재원마련 등 과제=4대강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문제는 수질 관리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일부 학계 인사들은 동시 다발적으로 강바닥 준설이 이뤄질 경우, 오·탁수 발생이 불가피해지면서 수질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는 보 설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결국 대운하의 전 단계 아니냐는 의구심도 여전하다.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4대강에 보가 설치되면 강물의 체류기간이 10일 이상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결국 수질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원 조달도 중요한 과제다. 총사업비는 22조2000억원이지만 실제 비용이 30조원을 초과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수자원공사와 함께 사업비를 분담해 정부예산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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