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언은 원내대표단의 건배사 때 나왔다. 한 원내부대표가 “이명박 정부는 허니문도 없었지만, 레임덕도 없을 것”이라고 건배사를 하자 이 대통령은 이에 화답해 서울시장 퇴임 때 일화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시장을 그만둘 때 참모들이 퇴임식을 7월 1일 오전에 잡아놨다. 임기 만료가 언제인지를 확인해보니 6월 30일 저녁이었다. 나는 퇴임식을 취소시켰다. 30일 저녁까지 일을 한뒤 내 발로 시청을 걸어나왔다”고 말했다. 퇴임하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에 몰두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이후 재임 시절 조성한 서울시청 광장에서 간단한 이임식만 가진 뒤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다른 참석자는 “대통령이 레임덕없이 일하겠다는 소신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여권내 차기 주자군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정운찬 총리 내정자, 정몽준 신임 대표들이 이미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 대통령이 이들과 연이어 만났다”며 “여러 개의 카드들을 내보인 뒤 이들을 관리하면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여권내 차기 구도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1인 독주체제가 1라운드였다면, 정 내정자와 정 대표 등 박 전 대표의 잠재적 대항마들이 등장하는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구도가 변했다. 누구를 편들 이유도 없으며, 우리는 중립적으로 국정운영에 전념하면 된다. 얼마전까지 ‘지방선거까지 1년 밖에 안남았다’는 식의 조기 레임덕 얘기가 많았지만,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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