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나는 레임덕 없을 것”

李대통령 “나는 레임덕 없을 것”

기사승인 2009-09-11 04:08:00
[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원내대표단과 가진 만찬에서 ‘나는 레임덕이 없을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 발언은 원내대표단의 건배사 때 나왔다. 한 원내부대표가 “이명박 정부는 허니문도 없었지만, 레임덕도 없을 것”이라고 건배사를 하자 이 대통령은 이에 화답해 서울시장 퇴임 때 일화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시장을 그만둘 때 참모들이 퇴임식을 7월 1일 오전에 잡아놨다. 임기 만료가 언제인지를 확인해보니 6월 30일 저녁이었다. 나는 퇴임식을 취소시켰다. 30일 저녁까지 일을 한뒤 내 발로 시청을 걸어나왔다”고 말했다. 퇴임하는 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에 몰두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이후 재임 시절 조성한 서울시청 광장에서 간단한 이임식만 가진 뒤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했다. 다른 참석자는 “대통령이 레임덕없이 일하겠다는 소신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여권내 차기 주자군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정운찬 총리 내정자, 정몽준 신임 대표들이 이미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 대통령이 이들과 연이어 만났다”며 “여러 개의 카드들을 내보인 뒤 이들을 관리하면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여권내 차기 구도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1인 독주체제가 1라운드였다면, 정 내정자와 정 대표 등 박 전 대표의 잠재적 대항마들이 등장하는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구도가 변했다. 누구를 편들 이유도 없으며, 우리는 중립적으로 국정운영에 전념하면 된다. 얼마전까지 ‘지방선거까지 1년 밖에 안남았다’는 식의 조기 레임덕 얘기가 많았지만,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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