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양구군에 따르면 군장병들의 외출·외박이 끊어지고, 지역 축제나 행사가 줄줄이 취소돼 지역 상가, 식당, 숙박업소 등이 폭격이 쓸고간 자리처럼 썰렁해졌다.
양구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6·여)씨는 “신종플루가 확산되기 이전에는 점심과 저녁 시간에 밀려드는 군인들과 일반 손님들 때문에 주방에서 정신이 없었다”며 “그러나 요즘은 손님이 뚝 끊겨 가게 앞 의자에 앉아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예전에는 평일에도 10만원 정도의 매출이 있었고, 주말에는 50만원까지 매상이 올랐는데 요즘에는 하루 5만원도 힘들다”며 “수입이 없으니 식재료를 구할 돈도 없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신종플루로 인한 충격은 접경지역의 숙박업소들의 피해도 만만찮다. 주말이면 면회객과 외박·외출을 나온 군장병들로 빈 방을 구하기가 힘들었지만 요즈음은 군부대에서 가족 면회 오는 것까지 자제를 권유해 저녁이면 숙박업소 건물 전체가 불이 꺼져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양구지역 숙박업소들은 “손님이 아예 없어 문을 걸고 다른 분야에서 알바를 뛰고 있다”며 “곧 겨울이 다가오면서 신종플루 충격이 오래 갈 것같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양구뿐만이 아니라 화천, 인제, 철원 등도 마찬가지다. 인제의 경우 신종플루 확진환자까지 확인되면서 외출·외박 나오는 군장병들이 급감했고, 주말조차 거리의 군인들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 상태다.
게다가 지자체들이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해 지역의 축제와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 운영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양구군은 지역 최대축제인 양록제의 경우 제례만 지내고 체육행사와 동호인 체육대회 등을 모두 취소했다. 인제군도 군민 한마당 잔치, 거리 퍼레이드, 군민체육대회를 취소했고, 하늘내린 예술제와 박인환문학제만 개최키로 결정했다. 양구=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yzbyo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