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22∼23일(이하 한국시간) 유엔에서 중국 호주 등이 참석한 기후변화정상회의 원탁회의에 주요국 업무 만찬 등을 통해, 개도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행동(NAMA)을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등록하도록 하는 ‘NAMA등록부(Registry)’ 설립을 제안했다.
‘NAMA등록부(Registry)’는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행동을 국제적인 협약으로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등록부를 통해 자발적으로 유도하자는 제안이다. 현재 온실가스 감축행동과 관련, 선진국들은 ‘중국 인도 등이 온실가스 감축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개도국들은 ‘기후변화 위협에는 선진국의 책임이 큰 만큼 선진국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행동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원탁회의 모두발언 등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이 개도국의 빈곤 퇴치 및 경제성장을 저해해서는 안되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어야 하며, 국제사회의 재원과 기술지원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이 아니지만 오는 2020년까지 중기 목표를 설정하고 매년 GDP(국내총생산)의 2%를 녹색기술에 투자하겠다”며 한국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신흥국을 유도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는 중간자적 역할을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정상회의 원탁회의는 모두 190여개국의 정상 및 각료들이 참여했으며, 8개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26개국이 참석한 원탁회의 한 그룹을 호주 러드 총리와 함께 공동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23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최로 열린 기후변화주요국 업무만찬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녹색성장 전략을 통해 저탄소 기술개발에 과감히 투자하고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면 이같은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협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의견차로 교착상태에 빠진 기후변화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선진국이냐 개도국이냐’는 이분법에 휘말리지 않고, 미들그라운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뉴욕=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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