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팔고 국세도 납부하고’…편의점 만능시대 도래

‘자동차도 팔고 국세도 납부하고’…편의점 만능시대 도래

기사승인 2009-09-23 00:46:00


[쿠키 경제] 편의점 만능시대다. 본업으로 진열해둔 생필품이 옹색할 정도로 부업 전선이 화려하다. 3000만원이 넘는 자동차가 편의점을 통해 팔려나가고, 공공요금은 물론 세금까지 편의점에서 낼 수 있게 됐다. 금융 서비스와의 결합도 진행 중이다. 편의점의 질주 비결은 전국을 파고든 유통망으로 시장 장악을 노리는 국내외 금융회사나 택배회사의 러브콜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편의점,국세 납부도 시작=보광훼미리마트는 23일부터 신한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전국 4400여 점포에서 국세 납부서비스를 시범 실시한다. 세금 고지서에 인쇄된 사각형 무늬로 된 코드를 편의점에 설치된 '2D(2차원)' 코드 인식기에 입력한 뒤 현금카드로 자동이체하는 방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22일 "은행 영업시간 이후나 공휴일에 관계 없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라며 "연말쯤 다른 편의점에도 시스템이 구축되면 GS25, 세븐일레븐 등 전국 1만여 편의점에서 모든 은행 고객이 국세를 납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의 진화는 세금 납부서비스에 앞서 진행됐다. 지난달 3일 기업은행은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24시간 편의점 은행'을 선보였다. 전국 600여개 수준인 은행 지점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븐일레븐의 영업망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의 안내서를 비치하고 판매 중인 GS25는 지난달 3700만원이 넘는 외제차를 팔기도 했다.

본업보다 부업이 짭짤해지면서 편의점 사업을 운영하는 대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가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프로스포츠 구단 티켓 발매 서비스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자 세븐일레븐의 모기업인 롯데가 롯데 자이언츠 구단 티켓을 GS25 판매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전국 영업망의 위력=편의점의 위력은 전국적인 유통망에서 나온다.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지점망을 자랑하는 국민은행이 기업금융센터와 고액 자산가를 위한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포함해 1195개인데 비해 편의점 업체의 유통망은 최고 4000곳을 넘나드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편의점의 영업망에 군침을 흘리는 국내외 업체도 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최근 세탁대행 업체로부터 업무 제휴가 들어왔을 정도"라며 "편의점과 연계할 경우 시장 점유율의 한계를 넘을 수 있다는 판단에 여러 업체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국내 편의점 수가 4만여개에 달한다"며 "업체별로 고객을 얼마나 흡수하는가에 경쟁력이 달려 있어 편의점으로서도 다양한 결합 자체가 차별화된 서비스로 생존 차원의 전략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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