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평균 9.8대 1. 지난 22일 마감된 GS건설의 경기도 의왕 포일자이 아파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이다. 49가구를 모집하는 59㎡ A형에는 무려 722명이 몰려 14.7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GS건설 관계자는 23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200만원 정도 싼 데다 2500가구나 들어서는 대단지라 수요가 꽤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정도로 몰릴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가을 아파트 청약시장에 돈과 사람이 몰리고 있다. 지난 14일 1순위 마감한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 쌍용예가 청약경쟁률도 11.8대 1.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경기도 수원에서 분양한 현대아이파크시티를 비롯해 인천 송도 등에서 분양된 아파트에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는 수도권에서 1순위 마감한 일부 단지들의 경우 주택형별로 2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양 아파트의 뜨거운 인기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양시장 활황,왜=복합적인 요인이 교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본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경제 지표상 우리 경제는 바닥을 쳤고, 정부 역시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한다.
특히 신규분양 아파트가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이런 현상을 가져왔다. 분양 물량은 기존 주택을 구입할 때 적용되는 대출규제만큼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쉽다. 또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와 함께 양도소득세 감면 및 면제 등의 조치도 한몫했다.
저렴한 분양가와 양호한 입지 여건도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평균 청약경쟁률 11.7대 1을 기록한 서울 고척동 벽산블루밍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1380만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200만원 정도 낮다. 온수동 온수 힐스테이트 역시 주변 시세보다 100만원 정도 싸다.
또한 분양가 상한가 폐지 움직임도 분양시장 인기몰이에 영향을 줬다고 보여진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보금자리 주택 조기공급 방침을 밝히면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방침을 강하게 언급했던 만큼 부동산 시장 내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기 전에 주택 구입을 서두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기에다 심각해지는 전세난과 함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도 분양시장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와 더불어 경기회복과 함께 집값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각종 지표상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약 열풍 연말까지 이어질 듯=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 열풍이 이변이 없는 한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만 해도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시작되는 데다 인천 영종지구에서만 7700가구가 동시분양된다. 또 서울 고덕 주공 1단지와 11월에는 은평 3지구에도 신규분양이 예정돼 있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일단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낙첨자들도 많이 생기게 된다"면서 "2006년의 판교지역 분양을 비춰봤을 때 낙첨자들 역시 주변이나 또 다른 분양시장에 눈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분양시장이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일반적으로 유망 물량 중심으로 주택청약시장이 달궈지면 주변 지역으로도 청약 열기가 확산된다"면서 "간혹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건설사들이 분양가 책정을 높이면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당분간 이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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