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상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은 치열한 경쟁속에 협상과 합의가 이뤄지는 무대다. 한 정부 관계자는 27일 “얼굴은 웃으면서도 뒤통수 치는 일이 자연스럽게 벌어졌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G20정상회의 개최까지는 고비가 있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워싱턴 1차 회의때부터 차기 회의 개최를 희망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일본은 8, 9월에 선거(총선)가 있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표명, 일본 개최는 무산됐다.
두번째 고비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주최로 내년 4월 핵정상회의 개최를 추진중이다. 그런데 G20 정상회의와 일정이 겹쳤다. 미국 백악관 핵심관계자가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와 “(핵정상회의를 해야하는데) 한국은 꼭 G20 회의를 해야겠느냐”고 문의했다. 부정적인 뉘앙스였다. 청와대와 외교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각국 정상간 전화, 캐나다 등의 외교적 조율 등으로 통해 이 문제 역시 캐나다 6월 개최, 한국 11월 개최로 정리됐다.
마지막 고비는 프랑스였다. 당초 프랑스는 G20 대신 G14을 주장해 우리나라와는 관계가 불편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막판에 G20 지지로 입장을 바꾸었고, 우리도 프랑스 2011년 개최를 지지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 “G20 정상회의 개최가 세계외교의 중심에 서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우리나라 선진국 진입의 좋은 계기가 돼야 한다. 특히 정치 사회 문제, 법질서와 도덕적 수준까지 국격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세워야 한다”고 관련 수석들에게 지시했다.
이동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1910년에는 한일 강제합방이 있었고, 2010년에는 G20회의가 한국에서 열린다”며 “100년만에 헤이그 밀사들의 굴욕을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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