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아름다운가게에서 추석 선물용으로 파는 ‘아름다운 커피’는 공정무역 상품이다. 공정무역은 후진국 생산자에게 정당한 노동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적정한 금액을 주고 구입하는 무역 방식을 말한다. 아름다운가게는 네팔 페루 우간다 등의 현지 생산자조합과 직거래 계약을 맺고 자유무역을 할 때 가격인 ㎏당 2∼2.5달러보다 2배 정도 비싸게 제품을 들여왔다. 하지만 직거래라 소비자들에게는 비교적 싼 1만∼2만원에 팔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아름다운 커피 추석선물 세트는 28일까지 보름동안 2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추석 때보다 무려 3배나 늘었다. 가격이 싼 데다 고단한 삶을 사는 후진국 노동자를 돕는다는 의미가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엄소희 간사는 “공정무역 상품의 인지도가 높아진데다 착한 소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까지 바뀌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기업들도 의미 있는 선물을 찾으면서 아름다운 커피 선물세트를 대량 구매했다”고 말했다.
‘착한 소비’가 추석 선물을 고르는 기준까지 바꾸고 있다. 가격이나 질은 물론 제품에 담긴 환경 등을 고려한 ‘스마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아름다운 커피의 매출액 가운데 10%는 제품을 생산한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아름다운가게는 2007년부터 매출의 10%를 생산자 발전기금으로 적립했다. 이 기금은 지난 3월 네팔에서 처음 사용했다. 적립기금에 생산자조합기금을 더한 총 4000여만원으로 어린이 50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커피 묘목 2000그루, 트럭 구입 비용도 냈다.
지난 5월부터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한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도 21일 추석선물 세트를 내놓았다. 사업 초기라 홍보가 부족한데도 28일까지 100여개가 팔렸다.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공정무역 상품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커피, 초콜릿, 씨리얼을 공정무역 상품으로 팔고 있다. 아직은 판매하는 물량이 적지만 올들어 지난달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공정무역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면 소비자들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착한 소비’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올해부터 착한 소비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소비는 자기 표현의 형태로 귀결되는데 착한 소비를 함으로써 자신이 공동체를 생각하는 사람임을 표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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