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제대로 일해보자’…힘 실리는 이재오

MB ‘제대로 일해보자’…힘 실리는 이재오

기사승인 2009-10-04 16:52:01

[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2기 국정운영의 포석을 완료했다. 화룡점정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이었다. 여권내 최대주주중 한 명인 이 위원장을 정부 파트에 임명함으로써, 흔들리던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체제를 안정화시켰고, 친박계와의 분란 소지도 줄였으며, 공직사회에도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한 회의석상에서 “내 중도실용 노선을 실현할 부서는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권익위원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재오라 부르는게 더 편하다”=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한 신임 국무위원들과의 첫 국무회의와 이어진 부부동반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 신임 위원장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나는 ‘이재오 위원장’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이재오’라고 부르는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고 한 여권 관계자가 4일 전했다.

이 대통령 발언은 이 위원장에 대한 친밀감의 표시이자, 권익위에 대한 힘 실어주기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됐다. 이 위원장 역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추석 당일인 3일에 이어 4일에도 사무실로 출근, 권익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위원장을 맞이한 권익위는 부패방지 기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의 소극적 역할에서 벗어나 공직 비리는 물론, 손이 미치지 못했던 지방자치단체들의 독직이나 비리 문제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검·경과의 업무협조도 강화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강조했던 토착비리 근절과도 맥이 닿아 있다.

◇돌발변수 관리=청와대 관계자들은 하반기 돌발변수를 경계하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가장 우려되는 것이 예상치 못한 비리 의혹 사건들이 터져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역대 정권 대부분 집권 2년차에 돌발 비리의혹들이 터졌다. 김영삼 정권때는 장학로 청와대 부속실장 시건이, 김대중 정권때는 옷로비 사건이, 노무현 정권때는 형 건평씨의 인사청탁 수뢰 사건이 발생했다. 비리사건이라는 돌발변수는 친서민 중도실용노선과 외교적 성과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 친·인척 관리가 강화됐다. 이 대통령이 복지부와 권익위 2개 부처를 ‘중도실용 실현의 핵심부서’로 꼽은 이유도, 친서민 기조를 유지하면서 각종 부패 문제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적으로 승부한다=이 대통령은 2개월에 걸쳐 집권2기 당·정·청 포석을 완료한 만큼,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야 한다는 점을 참모들에게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굵직 굵직한 현안들이 쌓여 있다. 세종시 건설 문제,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안 처리, 10월 재·보선이 있다. 오는 10일 한·중·일 정상회담도 열린다. 특히 상당수 과제 해결은 새로 포진한 정운찬 총리, 정몽준 대표 등 당·정 핵심 라인들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대통령은 제대로 일해보자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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