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한파가 수그러들자 낙엽이 내려앉은 거리를 밟으며 가을을 뒤늦게나마 느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번 주말 가을 여행을 계획했다면 소설 속 주요 배경 장소로 코스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학창시절 책으로 접했던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휴식 이상의 감흥을 준다.
다음은 숙박예매 전문 사이트 ‘옥션 숙박’이 추천한 로맨틱 소설 속 여행지.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문학관’
허생원과 동이. 둘은 동이 어머니가 살고 있는 제천으로 발길을 돌리며 메밀꽃이 하얗게 핀 길을 꿈결처럼 걷는다.
소설 속 두 주인공이 걸었던 길을 걸어보고 싶다면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에 위치한 ‘이효석 문학관’을 찾아가 보자. 이곳은 남안 교를 건너 물레방아 간 뒷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작가의 생가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이효석 문학관에는 작가의 작품 일대기와 유품, 가족이 기증한 육필원고와 훈장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외관과 문학관 주변에 정원, 메밀 꽃길, 오솔길 등은 연인 산책로로도 손색이 없다.
소설 토지 속 ‘최참판댁’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는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최참판댁’은 토지의 주요 무대로 소설 속 가상공간을 옮겨 놓은 곳이다. 화개장터에서 멀지 않은 경남 하동군 평사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평사리 언덕 중턱에 고래 등 같은 기와집으로 한옥 14동을 갖추고 있다.
특히 외양간과 사랑방, 부엌 등 전통 한옥의 구조를 완벽히 갖추고 있어 정겨운 우리 가옥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사랑채의 대청마루에서는 평사리의 드넓은 들판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소설 ‘토지’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태백산맥의 ‘태백산맥 문학관’
소설 ‘태백산맥’은 여수 순천 사건과 6.25 전쟁, 휴전 등 역사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특히 우리 분단 상황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며 분단 문학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전남 보성군 벌교에 위치한 ‘태백산맥문학관’에서는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 대한 자료를 모두 볼 수 있다. ‘집필, 탈고, 출간’ 등 작가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방대한 분량의 육필원고를 비롯한 623점의 증여 작품을 볼 수 있다. 북 카페도 갖추고 있어 태백산맥을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문학의 도시 남원 ‘혼불문학관’
전북 남원은 멋과 풍류를 간직한 문학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전문학 춘향전과 흥부전의 무대이며, 동편제 판소리로도 유명하다.
또 대하소설 ‘혼불’의 무대이기도 하다. ‘혼불’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시기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최명희 작가가 17년 동안 병마와 싸우며 집필한 작품이다.
남원시 사매면의 노봉마을에는 양반집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종갓집과 혼불문학관이 있어 소설 속의 느낌과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