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20일 오전 1시(한국시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자동차로 자신의 집 앞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혼외정사 추문에 휩싸이며 골프를 중단하고 모습을 감춘 뒤 3개월여 만이다.
우즈는 이날 플로라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소그래스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은 채 13분여 동안 원고를 낭독한 뒤 퇴장했다. 기자회견장에는 그의 어머니를 포함한 지인 40여명이 참석했다. 아내 엘린 노르데그린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우즈가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죄송하다’는 말이었다.
그는 “자신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 나는 바람을 피웠고 관계를 맺었으며 속이기도 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내가 한 일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내가 비난받아야 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자책했다.
특히 수많은 소문과 억측으로 고통을 받은 가족들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그 동안 우즈는 마약을 복용했다는 소문에 시달렸고 아내 엘린은 자동차 사고 당시 폭력을 행사했다는 등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아내 엘린은 우아하게 이 일련의 사태를 잘 견뎌냈다. 비난받을 필요가 없다”면서 “모든 비난은 내가 받아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우즈가 아내 엘린과 별거한 뒤 이혼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와 관련 우즈는 “사람들은 엘린과의 관계 유지를 궁금해 할 것”이라며 “이것은 부부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전 세계 팬들에게도 잘못을 사과했다. 그는 “나를 인생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전 세계 많은 어린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역경을 이겨내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도 간단히 언급했다. 우선 치료와 상담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45일간 칩거의 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받아왔다. 20일부터 또 다시 치료센터에 들어가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심리 상담을 통해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많은 이들의 도움을 되돌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골프계에 복귀하겠다”며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뒤 “그러나 시점은 정확하지 않다. 올해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골프에 복귀한다면 제 행동이 존중 받을 수 있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