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또 김연아 이미지 무단 사용… 네티즌 비난

한나라, 또 김연아 이미지 무단 사용… 네티즌 비난

기사승인 2010-03-24 19:26:00

[쿠키 정치] “김연아 선수가 한나라 당원인가요?”

한나라당의 한 선거사무소가 ‘피겨 여왕’ 김연아가 등장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네티즌의 뭇매를 맞고 내렸다. 해당 선거사무소측은 “응원 차원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네티즌들은 “엄연한 초상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대전 충남대 앞의 한나라당 유성구 정당선거사무소 건물에는 24일 오전까지 김연아 모습을 담은 파란색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포털사이트 등에 최근 올라온 사진을 보면 5층 건물 높이의 대형 현수막에는 김연아가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웃고 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사진 아래에는 “멈추지 않는 열정이 있었기에 김연아 선수, 세계의 최고가 되었습니다.”라고 문구가 새겨져있다. 이 현수막은 지난달 말 김연아가 금메달을 딴 직후 걸렸다.

최근 이 현수막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네티즌은 “김연아 선수가 한나라당의 당원이었냐”며 황당해했다.

네티즌들은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제작됐고 하단에 한나라당이 적혀 있다는 점을 들어 “김연아 선수의 인기를 오는 6월의 지방선거에 가져다 쓰려는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어이없어했다.


‘마케터’란 ID의 네티즌은 “한나라당이 김연아 선수에게 허락을 받고 저런 현수막을 만들었는지 의심스럽다”며 “결국 초상권 허락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저건 일종의 초상권 무단 도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쌍빠’는 “김연아는 초상권도 없는 존재인가”라고 반문한 뒤 “마치 공익광고인척 ‘쇼’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6.2 지방선거를 위한 홍보 현수막”이라고 꼬집었다. 네티즌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한나라당 선거사무소는 이날 오전에 현수막을 부랴부랴 내렸다. 불법으로 현수막을 내건지 약 한달 만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김연아 선수 초상권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3월 박희태 전 대표는 김연아와 같이 스케이팅하는 모습을 담은 합성사진을 당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내렸으며 그 전달에는 소속사와 상의 없이 ‘경제도 김연아처럼’ 이라는 내용의 슬로건이 적힌 펼침막을 당 회의에 내걸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당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올림픽의 쾌거를 알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만들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초기에는 보기가 좋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선거철과 맞물리다 보니 비난 여론이 높아진 것 같다. 김연아 선수의 이미지를 악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상권 침해에 대해서는 “처음에 간과했던 부분이 있어서 뒤늦게 소속사와 상의를 해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시인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IB스포츠 관계자는 “초상권 침해로 판단하고 우리 측에서 먼저 현수막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며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경제 등 어떤 분야에서든 김연아 선수의 이미지를 사전 승인 없이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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