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남아공월드컵 개막일을 20여일 앞두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또 하나의 축구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경쟁이 바로 그것이죠.
월드컵은 당초 유럽과 남미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북중미 국가인 미국이 1994년 대회에서 처음 자격을 얻은 뒤 21세기 들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까지 개최하며 유치경쟁이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2014년 대회 개최국이 브라질로 확정된 가운데 2018년과 2022년 대회의 경우 오는 12월 확정됩니다. 미국과 호주, 잉글랜드, 러시아, 벨기에-네덜란드, 스페인-포르투갈은 2018년과 2022년 대회 유치에 나섰고 한국과 일본, 카타르는 2022년 대회에만 뛰어들었습니다.
개최국 발표는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불과 6개월여 남았죠. 다급해진 각국은 하나 둘씩 ‘저격수’를 전진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핵심인사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명예위원장으로 위촉했습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경우 전 세계 스포츠와 연예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을 앞세워 본격적인 홍보전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전략가나 협상가보다 단 한 명의 인지도 높은 인물로 지구촌 축구팬들과 FIFA 핵심인사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입니다. 클린턴과 베컴은 세계인이 오직 축구에만 집중하게 될 오는 6월 남아공월드컵에서 맹활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의 경우 차범근(수원삼성 전 감독)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흥국(가수), 김영철, 정준호, 정경호, 조윤희(이상 배우) 등 7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했습니다. 아시아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이지만 클린턴과 베컴에 비한다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저격수’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20·고려대)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김연아는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인사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5일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즈’ 선정 영향력 있는 100인에서 영웅 부문 2위로 선정됐습니다. 김연아의 한 마디는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파괴력을 지녔죠. 이런 김연아가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설파한다면 큰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요?
김연아는 이미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돕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월드컵유치위원회는 아직 김연아에게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결정력 있는 ‘한방’을 보여줄 계획이라면 김연아를 전면에 세우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합니다. 물론 김연아의 시간을 빼앗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자쿠미(Zakumi)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공식 마스코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