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경기장에서 열린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6분 세르게이 키슬리악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만회골을 넣지 못해 0대1로 무릎 꿇었다.
벨라루스는 다음달 12일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날 그리스를 대비하기에 최적의 상대였다. 높은 수비벽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은 뒤 활력 넘치는 역습으로 골문까지 진격하는 동유럽 특유의 축구를 선보였다.
그리스는 비록 남유럽에 속하나 힘과 높이를 앞세운다는 점에서 동유럽에 가까운 축구를 구사한다. 한 골로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해결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에는 박지성이 그 역할을 한다.
박지성은 기성용 신형민 이청용과 함께 중원에서 선발 출전했다. 지난 24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는 등 해결사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던 박지성이지만 이날만큼은 많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몇 차례 상대 골문을 향해 쇄도했으나 위협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주장 완장을 김남일에게 넘겨주고 그라운드에서 빠져나왔다. 수비 조직까지 와해된 한국은 후반 6분 키슬리악에게 결승골을 내줬고 이후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하다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박지성의 활약이 허정무호의 성패에 얼마나 깊게 관여하는지 보여준 한 판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