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0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겔반데일 스타디움에서 가진 대표팀 자체 연습경기에서 왼쪽 풀백 이영표(33·알 힐랄)를 오른쪽에 세우고 그의 빈자리에 김동진(28·울산현대)을 두는 깜짝 실험을 실시했다.
이영표는 이날 훈련에서 오른쪽 수비에 적극 가담했고 김동진은 몇 차례 슛을 때리며 공격력을 점검했다. 이 같은 수비변화에는 그리스가 최근 훈련에서 5-2-3에 가까운 3-4-3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득점력을 갖춘 풀백을 추가하겠다는 허 감독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본 경기를 불과 이틀 앞두고 혁신적 수비변화를 들고 나온 셈이다.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유니폼을 입었던 김동진은 그리스가 구사하는 유럽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 중 하나다. 몇 차례 공격수로 출전하는 등 ‘멀티맨’ 경험도 갖췄다.
물론 허 감독이 김동진의 왼쪽 풀백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와 오범석(26·울산현대)도 유력 후보다. 또 이 카드의 활용여부도 오는 11일 공식훈련에서 명백히 가려질 전망이다.
허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이영표는 어디에 세워도 잘 소화한다”며 “차두리와 오범석, 김동진 등 3명의 선수를 놓고 (오른쪽 풀백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상대의 포메이션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생각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선수들이 고지대(루스텐버그)에 있을 때보다 선수들이 심리적 안정과 활기를 얻었다”며 “기후와 잔디 적응에도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