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남아공은 치안과 전쟁 중입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발생하는 온갖 사건사고 때문이죠.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는 노상강도와 선수단 숙소에서까지 벌어지는 절도사건은 남아공으로 향하려던 관광객의 발길을 멈칫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 측 기자단 중 가장 마지막으로 남아공 땅을 밟은 저도 하마터면 도둑을 맞을 뻔했습니다.
10일(현지시간) 오전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한 뒤 곧바로 포트엘리자베스행 국내선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OR탐보 국제공항 안에서 머물던 중이었죠.
현지인으로 보이는 한 사내가 저의 뒤를 쫓아오며 “짐을 들어주겠다”고 하더군요. “노 땡스(No thanks)”를 연발하며 손사래를 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이 사내는 공항경찰을 의식했는지 어느 순간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물론 괜한 사람을 의심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외국 손님인 저에게 호의를 베풀었거나 쉬운 일로 푼돈을 벌어볼 셈이었을 수도 있겠죠. 진실은 저 너머에 있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한국인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이런 방법으로 접근하는 절도범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월드컵 기간이어서 더 많을 테니 주의하라’고 당부하더군요. 해외출장 첫 날부터 짐을 모두 잃을 뻔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한국은 오는 12일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그리스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치릅니다. 여기에는 많은 한국인 응원단이 방문할 예정입니다. 각종 범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0일 오후 넬슨만델라베이 경기장에서 경찰 훈련 중이었다는 점입니다. 과장된 표현을 빌리자면 경기장 주변을 새까맣게 채웠더군요. 이 경찰들이 한국전 당일 현장에 배치될 거라고 하니 조금 안심이 됩니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