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축구대표팀은 16일(현지시간) 프리토리아 로프터스버스펠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두 골을 내주는 등 졸전하며 0대3으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남아공은 멕시코와의 개막전 무승부(1대1)를 포함, 1무1패(승점 1)로 A조 3위에 머물렀다. 마지막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지만 프랑스와 격돌하는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우려를 낳았던 1994년 미국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개최국은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남아공이 프랑스에 이기지 못하면 원년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한 개최국의 오명을 쓰게 된다. 흥행참패 우려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남아공의 비극은 전반 24분부터 시작됐다. 우루과이의 간판 공격수 포를란이 남아공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때린 중거리슛은 크로스바 하단을 맞고 떨어져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루과이의 선제 결승골.
후반 35분에는 주전 골키퍼 이투멜렝 쿠네(카이저 치프스)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쿠네는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공을 걷어내기 위해 발을 뻗었다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를 넘어 뜨렸다. 페널티킥을 얻은 우루과이는 키커로 나온 포를란의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의를 상실한 남아공은 후반 추가시간 우루과이 미드필더 알바로 페레이라(포르투)에게 세 번째 골을 내주며 분루를 삼켰다. 우루과이는 1승1패(승점 4)로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