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1-2로 뒤진 후반 12분 가장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마주친 염기훈(수원)의 슛이 상대 골문 오른쪽을 살짝 비켜간 것이다.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면 경기의 흐름은 달라졌을 것이다. 어쩌면 한국이 이번 월드컵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과는 1대4 완패. 이변은커녕 초라한 현실을 받아들여야했다.
경기를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염기훈을 만났다. 애써 미소를 짓고 있지만 잔뜩 움츠러든 표정이었다. 예상대로 후반 12분 상황에 대한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생각난다”고 운을 뗀 그는 “컨트롤을 제대로 못한 게 아쉽다. 슛을 할 때 스텝이 꼬였다”고 자책했다. 당시 공을 연결해줬던 이청용(볼튼)으로부터 ‘아쉽다’는 말을 들었고 허정무 감독에게서는 그저 ‘수고했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경기가 (16강 진출을 위한) 분수령이 아니었던 만큼 마지막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고 새로운 각오를 다진 뒤 믹스트존을 떠났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