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남미축구가 아프리카까지 정복할까. 전 대륙 월드컵 우승을 향한 남미의 꿈이 벌써부터 거센 폭풍을 몰아치고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오른 남미 5개국은 조별리그 2차전을 마친 21일(현지시간)까지 각조 선두를 석권, 마지막까지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유럽의 강호들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거센 남풍(南風)에 유럽 ‘와르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5개국은 각조 1위를 점하고 있다. 브라질은 이미 16강 진출국으로 이름을 올렸고 아르헨티나와 칠레(이상 2승)도 곧 합류할 전망이다.
파라과이와 우루과이는 혼전상황에서 3차전을 기다리고는 있으나 나란히 1승1무를 기록하며 높은 16강 진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유럽 강호들의 경우 네덜란드(2승)를 제외하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1위로 16강에 진출하겠다고 자신했던 스페인과 독일(1승1패)은 상대적 약체로부터 일격을 당하며 2위에 머물렀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축구종가’ 잉글랜드(이상 2무)는 아직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고 프랑스(1무1패)는 탈락 위기에까지 놓였다. 포르투갈이 1승1무로 그나마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슬로베니아(1승1무)와 세르비아, 스위스(이상 1승1패) 등 유럽의 중위권 팀들이 같은 대륙 강호들의 부진을 틈타 약진했으나 남미 폭풍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프리카서 영역확장의 꿈 달성할까
남미와 유럽은 그동안 세계축구의 판세를 양분해왔다.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18차례 열린 대회에서 다른 대륙에 정상을 내주지 않고 우승트로피를 아홉 번씩 나눠 가졌다.
우승향방은 대부분 개최대륙에 따라 갈렸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브라질 우승)을 제외하면 유럽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같은 대륙 우승국을 배출했다. 반면 비유럽 대회에서는 모두 남미가 휩쓸었다.
남미와 북중미(1994년 미국)와 아시아(2002년 한국·일본) 대회에서는 모두 남미에서 우승국이 나왔다. 북중미와 아시아에서 열린 대회는 우승국이 모두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은 현재까지 월드컵 개최대륙에서 모두 정상을 밟은 유일한 국가다.
이 같은 흐름으로 봤을 때 남미는 사상 첫 아프리카 대회인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이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같은 남반구에서 열렸다는 점도 남미에는 호재다. 실제로 조별리그 2차전까지 유럽의 부진이 두드러진 이유도 계절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018년, 또는 2022년 개최국으로 호주(오세아니아)가 선정되고 여기서 남미가 우승한다면 그동안 유럽과 남미로만 구분됐던 개최 대륙별 우승판세는 유럽과 비유럽으로 명확하게 나눠지게 된다. 유럽이 남미의 영역확장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이번 월드컵에서 총력을 기울여 우승해야한다. 남아공=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