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박주영(25·AS모나코·사진)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에 명문 구단 리버풀이 가세했다. 이번에는 구체적 가격까지 제시됐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14일(한국시간) 온라인판을 통해 “리버풀의 로이 호지슨 감독이 600만 파운드(약 110억원)을 들여 AS모나코의 한국인 스타 박주영을 영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스톤 빌라와 에버튼, 풀럼에 이어 박주영 영입 경쟁에 뛰어든 네 번째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등장한 것이다.
쇄도하는 ‘러브콜’…그러나 실체가 없다
리버풀은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아스널과 함께 ‘빅4’로 불리는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이다. 2009~2010시즌에는 18승9무11패로 7위에 머물렀으나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와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 등 정상급 스타들을 다수 거느리고 있어 박주영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더선’은 “박주영이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넣었던 동아시아의 거물급 스타”라고 소개하며 리버풀의 영입 타진 근거에 무게를 실었다. 문제는 이 같은 보도에 실체가 없다는 점이다.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박주영 영입 타진 보도는 지난주에도 있었다. 지난 11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아스톤 빌라와 에버튼, 풀럼이 박주영 영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박주영 측의 말은 다르다. 박주영의 소속사 텐플러스스포츠 관계자는 14일 전화통화에서 “(리버풀을 포함해) 보도를 모두 확인했지만 실제로 영입 의사를 전달해온 구단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AS모나코의 기 라콤브 감독도 지난 1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마친 뒤 “박주영의 이적 제안을 받은 적 없다”고 했다. 각 구단이 변죽만 울릴 뿐 실제로 영입 작업에 착수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부터 공개한 리버풀…“왜?”
리버풀의 박주영 영입 타진을 보도한 ‘더선’은 영국의 대표적 대중지다. 정론지에 비하면 신뢰도가 낮은 편이지만 이번에는 가격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는 리버풀이 가격을 공개한 시기에 있다. 통상 마지막 단계에서 공개하는 가격 부분을 언론에 일찍 흘려보냈다는 점에서 박주영 측의 반응을 미리 살펴보려는 리버풀 측의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선수의 영입에서 자질보다 출신국 기업과의 스폰서십에 더 관심을 보이는 유럽 구단들의 암묵적 행태가 이번에도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에 충분하다.
리버풀뿐 아니라 아스톤 빌라와 에버튼, 풀럼도 같은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실제로 풀럼의 경우 ‘한국 선수가 뛰어야한다’는 타이틀스폰서 LG와의 계약조건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 박주영 영입 가능성을 드러냈으나 계약을 성사시키지는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