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김연아(20·고려대·사진)는 왜 세계선수권대회만 겨냥했을까.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19일 전화통화에서 “김연아가 올 시즌 그랑프리 대회와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않고 세계선수권대회에만 출전할 것”이라며 “코칭스태프, 매니지먼트사 등과 출전 대회를 상의했던 과거와 달리 스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구체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시즌까지의 상황으로 봤을 때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내줬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에 대한 설욕과 국가대표 타이틀을 유지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개점휴업’ 상태에서 설욕 가능할까?
김연아는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이후 확실한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 5월31일에는 “완전하게 은퇴하지 않았다”는 애매한 입장을 남기고 캐나다로 떠났고 50일 만에 귀국한 19일에는 그랑프리 대회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랑프리 대회는 한 시즌 내내 치러지는 주요 국제대회다. 한 선수에게 최대 두 번의 정규대회와 한 번의 파이널대회 등 가장 많은 출전 기회를 제공한다. 즉 그랑프리 대회를 포기하는 것은 사실상 한 시즌을 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개점휴업’ 상태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내년 3월21일까지 기다린다면, 반대로 한 시즌을 알차게 보내게 될 아사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로 해석되는 아사다에 대한 설욕도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완벽히 쉬고 돌아온다면…
국가대표 타이틀을 유지하겠다는 점도 세계선수권대회만 노린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그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확실한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으나 4년 뒤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세계선수권대회는 그랑프리 대회와 달리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하는 대회다. 국가대표 타이틀을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문제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만으로 향후 네 시즌을 보낸다면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순위와 포인트 하락이 불가피해 경우에 따라 출전 자격조차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가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재도전할 의사가 있다면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져야한다. 그의 말대로 밴쿠버 동계올림픽만을 위해 지난 네 시즌을 보냈고 이로 인해 동기를 상실했다면 올 시즌만이라도 완벽하게 휴식해 목표를 재설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