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석(23·부산거북체육관)은 지난 17일 충남 예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내 슈퍼플라이급(52.16kg) 챔피언 결정전에서 정진기(20·일산주엽체육관)에게 8회 TKO패한 뒤 일어나지 못해 대전 을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5시간에 걸친 뇌수술을 받았던 그는 18일 한 차례 고비를 넘겨 맥박과 체온 등 몸 상태가 정상에 가깝게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흘 지난 20일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의식불명 상태가 계속될 경우 뇌사 판정을 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기석의 사고는 2008년 1월 최요삼의 사망 이후 2년6개월여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복싱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최요삼은 2007년 12월25일 헤리 아몰(인도네시아)와의 경기를 마친 뒤 뇌출혈로 쓰러졌고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숨을 거뒀다.
김재봉 한국권투위원회 사무총장은 “배기석이 하루라도 빠르게 일어나길 기다리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이 기도 뿐이어서 답답하다”며 “복싱계 곳곳에서 한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글러브의 온스(oz)를 낮추자는 등의 의견이 나왔으나 선수 보호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배기석은 2003년 프로에 입문, 현재까지 7승7패(5KO승)를 기록했다. 그에게 이번 대결은 지난해 4월 실패했던 한국 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대한 재도전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